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새벽에 귀가하던 여대생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도망친 30대 운전자에게 법정 최고형이 구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최근 음주운전자 A(38)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등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무기징역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한 차량 운전자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 규정상 가장 높은 형량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밤중 신호 위반을 한 채 사고를 낸 점과 사고 장소가 횡단보도였으며 사고 후 구호 조처 없이 도망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달 7일 오전 1시 30분쯤 술에 취한 채 카니발 승합차를 몰고 대전 서구의 한 교차로를 지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2명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 사고로 23세인 대학생 김 모씨가 숨졌고, 치킨집 동료인 30대 남성은 중상을 입었다.
숨진 피해자 김 씨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던 대학생이었다.
그는 경남 김해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대전에서 혼자 살며 한 치킨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새벽 퇴근길에 이 같은 변을 당했다.
A씨의 차량은 약 4㎞를 도주하다 카이스트교 인근 인도로 돌진해 화단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경찰에 붙잡힌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03%로 면허취소 기준인 0.08%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만취상태였다.
A씨는 공판 과정에서 10여 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그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가 쇄도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