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의 한 작은 도시 아스띠(Asti). 무용강사 엘레나 알레산드라 조(Elena Alessandra Zo)가 강습을 준비합니다.
긴 머리를 뒤로 잡아당긴 채 발레슈즈를 신은 엘레나는 조심스럽게 딸 도로떼아를 안아들고 천으로 자신의 몸에 동여 맵니다.
그녀는 이제 막 ‘아기 띠 댄스(Baby-wearing dance)’를 추려는 참인데요. 아기띠댄스는 부모나 보호자가 아기를 업거나 안고서 추는 댄스입니다.
다섯 살 때부터 댄스를 시작한 엘레나는 경력 12년의 베테랑 댄스강사.
“아기띠댄스는 자기 아기를 인체공학적 도구를 착용해 안은 뒤 추는 댄스입니다. 전용제품 대신 포대기 이용해도 됩니다. 안전하게 춤을 출 수 있어요.”
엄마들이 춤추는 동안 아기들은 기분 좋은 흔들림을 느끼며 살포시 잠에 듭니다.
엘레나의 아기띠댄스 수업은 ‘쿠오레 아 쿠오레’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에선 이미 소문난 인기 댄스수업.
엄마와 아기 사이에 특별한 유대감을 갖게 해줘 호평이 자자합니다.
엘레나에 따르면, 아기띠댄스를 출 때 엄마들이 아주 강렬한 감각을 느낀다고 하네요.
“수강생들은 감성적으로 변해요. 열정적이고 밝아지고,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풍부한 감성을 경험하죠.”
2006년 이탈리아 최초로 설립된 아기띠댄스 교습자문기관인 ‘스쿨라 델 포르타레(Scuola del Portare)’를 설립한 심리학자 Antonella Gennatiempo에 따르면 아기띠댄스가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아기띠댄스는 같은 처지에 놓인 엄마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주고, 음악과 춤의 긍정적 에너지를 통해, 옥시토신 같은 엄마들의 웰빙에 필수적인 여러 호르몬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는 그대로 아기에게로 전달됩니다. 아기띠댄스를 추며 행복감을 느끼는 엄마의 건강함이 고스란히 아기에게로 전해지는 것이죠.”
엘레나의 댄스수업은 현대무용과 신체표현을 결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재즈, 동양음악, 라틴음악, 벨리댄스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주의사항도 있죠. 엘레나는 엄마와 아기에게 안전한 댄스여야 하며, 점프나 발레의 턴은 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댄스동작이 엄마의 산후회복에 적합한지, 물리치료사나 산부인과 의사에게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엘레나의 수업을 듣고 있는 엄마들은 아기띠댄스를 어느 정도 춰본 경험자들인데요.
수강생 Egle Chiesa는 아기띠댄스가 조숙아로 태어난 아기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내가 가진 열정을 무용을 통해 아기와 나눌 수 있다는 건 너무 아름다운 일이에요. 늘 해보고 싶었던 경험이기도 하고요.”
또다른 수강생 Sonia Profit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기의 심장이 뛰는 걸 느끼고, 아기는 제 심장이 뛰는 걸 느껴요. 아기를 꼭 껴안고 있으면 감동을 받아요. 뭔가 힘들어 하던 아기가 제품에 안겨 조용해지는 건 정말 놀라워요.”
임상심리학자 Rita Caporali는 아기띠댄스의 효능이 심리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근거있다고 말합니다.
“아기띠댄스는 호르몬에 영향을 끼칩니다. 움직이거나 운동할 때, 세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데, 세라토닌은 웰빙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기띠댄스를 추는 엄마의 행복감이 아기에게 전해지고, 전이됩니다. 아기띠댄스는 아기의 안정감을 높여줘, 더 조용해지고 덜 울게 합니다.”
엘레나의 수업이 끝날 무렵, 대부분 아기들이 잠들었고 엄마들은 편안한 모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들도 아마 즐거운 낮잠을 잘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