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크지만 성격이 순한 코끼리는 유독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특히 스리랑카는 코끼리가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알려진 나라다.
안타깝게도 이런 곳에서도 학대받는 코끼리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코끼리 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스리랑카 코끼리의 충격적인 모습을 폭로했다.
주인공은 70살이 넘은 고령의 암컷 코끼리 티키리였다. 티키리는 스리랑카 제2의 도시인 캔디에서 매년 열리는 페라헤라 축제에 동원됐다. 페라헤라는 약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불교 행사로 화려하게 장식한 수많은 코끼리 퍼레이드로 유명하다.
재단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축제에 참여한 티키리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금박을 입힌 화려한 가운을 입고 축제에 참여한 티키리의 모습은 여느 코끼리와 다름없이 건장해 보였다. 그러나 온몸을 다 덮었던 옷을 벗기자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구호재단은 “티키리는 올해 페라헤라 페스티벌에서 일해야 하는 코끼리 60마리 중 한 마리다”라며 “코끼리들은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열흘 동안 매일 밤 참여한다. 사람들이 축복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수 킬로미터씩 걷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화려한 의상에 가려져 코끼리 상태를 아무도 알아볼 수 없다”라며 “상처 난 코끼리의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도 보지 못한다”고 분개했다.
스리랑카 정부도 코끼리 학대 여부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6일 관광·야생동물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코끼리가 어제 쓰러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이 코끼리가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어떻게 장시간 퍼레이드에 나섰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또한 잡혀 있는 다른 200마리의 코끼리에게 그런 잔인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SNS를 통해 티키라의 사진이 퍼지면서 축제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항의가 빗발치자 축제 주최 측은 “티키리는 폐막 퍼레이드에서는 빠졌고 치료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