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생각지도 못한 손님이 집에 다녀갔다. 딱 하룻밤만 같이 보냈는데, 그날 밤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잘 지내고 있는지, 다치진 않았는지, 엄마와 만났는지. 이런저런 걱정이 드는 A씨였다.
그가 이토록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아기 올빼미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룻밤 손님, 아기 올빼미”라는 제목으로 A씨의 경험담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주차장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동그란 두 눈을 목격했다. 그것은 아기 올빼미였다.
그는 그 순간을 두고 “뉘엿뉘엿 해가 지는 시간에 펼쳐진 신비한 광경에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가만히 서로 바라보기를 30초. A씨는 문득 주변에 어미가 있을까 싶어 둘러봤다. 하지만 그런 낌새는 없었다. 이 아기 올빼미가 둥지에서 떨어졌거나, 길을 잃은 게 분명했다. 주변에는 녀석의 배설물만 남아 있었는데, 바싹 말라 있는 상태를 보아하니 홀로 떨어진 지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보였다.
A씨는 “우리나라에서 맹금류 대부분은 천연기념물일 테니 신고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라며 “길에 그대로 두면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것 같아서 걱정이 됐다. 결국 녀석을 집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빈 상자 하나를 급하게 가져와 신문지를 깔고 임시로 집을 만들어준 A씨. “그렇게 잠 못 드는 하룻밤이 시작됐다”.
그는 “아무거나 음식을 줄 수는 없어서 물만 조금 넣어주고, 안심하고 푹 자라고 집에 뚜껑까지 살포시 덮어줬다”고 말했다.
아기 올빼미 걱정에 깊은 잠에 들지 못한 A씨였다. 그런데 새벽 5시께, 울음소리가 들려와서 부리나케 달려갔다.
아기 올빼미는 배가 고픈지 울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삶은 달걀노른자를 주면 괜찮다고 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녀석에게 달걀을 삶아주었다. 잘 먹더라.
배부르게 먹고는 다시 잠에 빠진 아기 올빼미. A씨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A씨는 “다음 날에는 새 박스를 정비하느라 녀석을 데리고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아기 올빼미는 그곳이 신기했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마치 뒷짐을 지고 ‘엣헴~’ 하며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절로 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날 오후쯤에 군청에선지 사람들이 와서 아기 올빼미를 데려갔다. 나는 녀석이 다치고 겁먹을까 봐 제대로 만지지도 못했는데, 마구 만져대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됐다. 하지만 어쩌랴. 이제 내 손을 떠난 것을…”이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잘 커서, 나 여기 떠나기 전에 그 똘망똘망한 눈이라도 한 번 보여줬으면. 그렇게 꿈같은 하룻밤이 지났다. 생각해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더 꿈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사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