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학대받던 판다가 우리나라 사육사에게 마음을 열게 된 과정이 뭉클함을 전한다.
현재 한국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살고 있는 판다 ‘아이바오’는 대중에게는 아기 판다 ‘푸바오’의 엄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엄마가 되기 전에는 아이바오도 아기 판다였다. 2013년 7월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바오는 현지 판다 유치원에서 생활하며 사육사 손에 컸다.
아이바오가 한 살이 되던 이듬해였다. 판다 한 살이면 아직 아기다. 판다 우리에 설치된 CCTV에는 아직 아기인 아이바오의 얼굴을 사육사가 강하게 마구 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놀란 아이바오는 구석으로 가서 숨는 행동을 보였다. 이같은 CCTV 영상이 유출되며 당시 중국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을 빚었다.
사육사의 학대로 아이바오는 다른 판다들보다 유독 사람을 무서워하며 조금만 낯설어도 바로 숨어버리는 성격으로 변했다.
2016년 1월, 이런 아이바오를 한국으로 데려오기에 앞서 ‘판다 할아버지’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는 자신이 직접 중국으로 향했다.
아이바오를 향해 강 사육사가 처음 이름을 부른 순간, 아이바오는 곧장 움직임을 멈추고 경계했다.
가까이 만난 강 사육사를 외면하고 손길도 피하며 거부했다. 그러나 강 사육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아이바오에게 인사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아이바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강 사육사의 손길도 피하지 않았고, 되려 아이바오가 먼저 앞발을 내밀기도 했다.
그렇게 강 사육사에게 마음을 연 뒤 우리나라로 오게 된 아이바오가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낼 때였다. 아이바오는 불안해하며 잠을 청하지 못했다.
이에 강 사육사는 판다 우리 옆에서 침낭을 깔고 같이 잠을 청했다. 그때였다.
한참 뒤척이던 아이바오는 강 사육사가 자기 옆에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다가와 “낑” 하는 울음소리를 냈다.
이는 판다가 아기일 적에 내는 울음소리로, 아이바오는 지금껏 한 번도 내지 않았던 소리였다. 처음으로 사람한테 어리광을 피우며 아기 울음소리를 낸 것.
강 사육사가 “아이바오” 하고 다정히 부르자 다시 한번 “낑” 하고 아기 울음소리를 낸 아이바오는 강 사육사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이후 아이바오는 강 사육사의 사랑 속에 한국에서 완벽히 적응해 어렵기로 유명한 판다 번식에도 성공, 2020년에는 딸 푸바오를 낳았다.
2016년부터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아이바오는 15년 동안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간다. 오는 2031년이다.
한 누리꾼은 “아이바오가 강 사육사한테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 같다”며 어느 노래 가사를 공유했다.
“결국 다시 이별하겠지만 우리의 시간엔 서로가 있었어요. 만약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