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 번식을 위해서라면..’ 수정이 끝나면 수컷을 잡아먹는 암낙지

By 정경환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대표적 스태미나 음식 낙지는 연안에서 심해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며 종류에 바다 돌 틈이나 진흙 속에 서식한다.

낙지는 뼈가 없고 쫄깃한 식감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양 공급원이지만 그들의 생존 방식은 전혀 친숙하지 않다.

머리처럼 생긴 둥근 몸통에 심장, 간, 위, 생식기가 들어 있으며 몸통과 다리 사이에 뇌가 있다. 간 뒤쪽에 위치한 먹물 주머니는 포식자에게 쫓기거나 위급한 상황에 내뿜어 자신을 보호한다.

형태만큼이나 이들의 종족 번식 방법은 매우 특이하다.

산낙지 /연합뉴스

암수 낙지가 바위틈이나 갯벌에 함께 들어가고 암컷이 다리 사이사이에 산란하면 수컷은 알에 수정시키는 방식이다.

특이한 방식의 수정이 끝나면 수낙지는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암낙지는 영양 섭취를 위해 수낙지를 희생양으로 삼기 때문이다.

암낙지는 수낙지의 호흡기 부위를 압박해 약 2분 동안 질식시켜 죽인 뒤 먹어 치운다.

이렇게 영양분을 채운 암낙지는 한동안 알을 품고 있다가, 이후 알에서 부화된 새끼에게 자신의 몸을 새끼들에게 먹이로 바친다.

산낙지 /연합뉴스

자식들을 위한 ‘아름다운 희생’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가혹한 죽음이 아닌가 싶다.

한편 낙지뿐만 아니라 문어과 속하는 두족류는 비슷한 산란 행태를 보인다.

최근 연구에서는 문어는 외계 유기물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이 있을 정도로 이질적인 생명체다.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시와이 오코너 빌리지의 에드워드 스틸 박사 등은 문어의 조상이 되는 생명체의 알이 얼음 혜성에 실려 냉동된 채 지구에 도착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이 논문은 학술지 ‘생물물리학과 분자생물학의 진보’에 실릴 정도로 타당성을 인정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