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 ‘아옹이’는 할머니 껌딱지다. 순하고 착하기만 한 아옹이의 턱 주변에 요즘 정체 모를 덩어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혹시 큰 병에 걸린 건 아닐까 걱정하는 할머니를 위해 전문가가 나섰다. 검진 결과 밝혀진 덩어리의 정체에 할머니와 시청자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EBS 시사교양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 제작진은 최근 충북 보은의 작은 시골 마을을 찾았다.
토실토실한 고양이 아옹이는 동네에서 유일한 반려묘다. 녀석은 할머니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린다.
할머니도 그런 아옹이에게 지극 정성이다. 녀석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놀아주고 볼 때마다 쓰담쓰담하며 애정을 쏟는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 누구를 만나도 아옹이 자랑에 여념이 없다.
할머니는 녀석이 외출한 사이 찾아온 제작진에게도 “우리 고양이 엄청 예쁘다”며 자랑을 시작했다.
한창 예쁠 적에 찍어 매일 냉장고에 붙여놓고 본다는 아옹이 사진도 가져와 제작진에게 보여줬다.
할머니는 “뒷다리가 보이지도 않잖아. 살이 쪄서 아랫배가 늘어져서”라며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아옹이를 소개했다.
아옹이를 기다렸지만, 제작진이 찾은 이 날 유난히 녀석의 귀가가 늦었다.
할머니는 녀석을 찾아 나섰고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다 그제야 집으로 돌아오는 아옹이가 보였다.
실컷 놀고도 모자란 지 녀석이 이곳저곳 두리번대자 할머니는 뽀뽀로 달래서 집으로 데려왔다.
아옹이와 할머니의 인연은 재작년 시작됐다. 할머니의 손자가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 네마리를 구조했고 그중 몸이 유난히 약했던 녀석이 할머니 집으로 오게 된 것.
할머니는 밥을 잘 안 먹는 녀석에게 삼치와 닭을 삶아 먹이며 애지중지 키웠다.
할머니의 바람은 가족 같은 아옹이와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녀석이 살이 빠진 것 같다. 몸 여기저기에 이상 증상도 나타났다.
할머니는 “다시 살이 좀 쪘으면 좋겠어..이렇게 말랐어”라고 말했다. 이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 눈곱도 끼고 목에 멍울도 있는 것 같고”라며 걱정했다.
아옹이가 진찰을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할머니를 위해 제작진은 전문가를 불렀다.
턱 밑에 뭐가 만져진다는 할머니 말에 전문가는 녀석의 턱을 조물조물 만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냥 볼살 같은데요?”
할머니는 의사도 정확히 모르냐며 타박했고 당황한 전문가는 ‘덩어리 같지는 않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전문가는 아옹이의 건강을 위해 중성화 수술과 함께 병원 검진을 권했다.
잠시 염려하던 할머니는 “그저 우리 아옹이 건강하고 오래 살게만 하면 돼”라며 녀석을 병원으로 보냈다.
병원에 도착한 아옹이는 염려했던 목의 덩어리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그냥 살찐 것 같다”라는 수의사의 ‘최종 판정’을 받았다.
얼마 후, 중성화 수술을 무사히 마친 아옹이는 초조하게 대문만 보며 소식을 기다리던 할머니 품으로 돌아왔다.
아픈 곳이 없다는 전문가의 말에 할머니도 그제야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