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넘게 6.25 참전용사 보살피는 간호장교

By 이 충민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공자 가족들을 돌보는 간호장교가 있다.

과거 방송된 KBS1 ‘KBS 스페셜’ ‘전쟁과 여성’ 2부에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간호장교 박옥선(87) 씨의 삶이 재조명됐다. 그녀는 6.25 전쟁에 참전 후 1968년 대위로 전역했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경기여중에 재학 중이던 박 씨는 전쟁 중에도 임시학습소를 찾아다니며 학업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전쟁으로 넘쳐나는 부상자를 치료할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은 박 씨는 경기여중 5학년(현재 고등학교 2학년) 때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박 씨는 부모님도 모르게 시험을 준비했고 이후 육군군의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훈련소행 기차를 타기 위해 서울행 버스에 올라타던 그 날,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와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가 박 씨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이후 간호장교로 전쟁에 참전하게 된 박 씨는 직접 전장에서 다친 병사들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당시에는 병실이 모자라니까 노천에다 자리 깔고 치료했어요”며 “환자도 정상적인 환자가 아니라 정말 볼 수 없는 처참한 환자들이었어요”라고 전했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전쟁의 참상을 똑똑히 겪었던 박 씨는 6.25 참전용사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지내왔고 그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지 잘 알고 있었기에 유공자들을 평생 돌보기로 마음 먹었다.

어느덧 80대 중반이 됐고 자신도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가 된 그녀지만 지난 2009년부터는 오히려 6.25 참전 서울지부 종로구지회 지회장까지 맡으며 유공자와 그 가족들을 직접 찾아 각별히 챙기고 있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

박 씨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지금 어르신들이 많이 힘드신데 그분들의 손이 되고 입이 되는 것, 그게 저는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KBS 스페셜-전쟁과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