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보면 눈물이 나는 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모쪼록 많은 사람이 감상해야 할 영상이다. 좋은 의미에서다.
지난달 10일 유튜브상에는 한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혼자 그랜드 피아노를 갖다 놓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어느 노인의 영상이 공개됐다.
백발의 노인의 정체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유키 구라모토. 유키 구라모토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정도로 세계적인 거장이다.
그런 유키 구라모토가 한국 시골 마을엔 어쩐 일일까.
영상의 배경은 전라북도 김제 죽산면으로, 죽산면은 예전에는 오일장도 열렸던, 사람이 많이 오가던 길목이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새로 나면서 이곳 마을은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앞서 죽산면으로 귀촌한 국내 한 유튜버는 이와 관련, 유키 구라모토에게 죽산면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라이브 연주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을 주민들에게 무언가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을 선물하고자 하루가 시작되는 동틀 녘, 시골길 위에서 연주하는 몹시 어려운 부탁을 하기까지 했다.
1951년생으로 올해 일흔인 유키 구라모토는 이에 응했다.
한국 김제까지 내려가 새벽 3시부터 깨어 연주를 시작할 타이밍을 기다려주었으며, 단 한 번의 아침을 잘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주했다.
깜깜한 새벽, 유키 구라모토는 자신의 대표곡 중 하나인 ‘Dawn(여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연주가 시작되고 10여 분 만에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 유키 구라모토는 그렇게 붉게 타오르는 햇살을 배경으로 한국 시골길 콘서트를 열었다.
이후에는 인근 보리밭에서 다른 대표곡들을 연주하기도 했다.
시골 콘서트 현장에 있었던 유튜버는 “연주가 시작되고 10여분 만에 저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데, 그 아침을 함께 본 우리는 알 수 없는 뭉클함으로 해가 뜨고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그날 느낀 감동으로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도록 이 자리를 웃으며 지킬 힘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유키 구라모토는 한국에 내한을 자주 하고 공연도 다양하게 하는 피아니스트로, 공연할 때마다 항상 어눌하지만 직접 한국말 인사와 곡 소개를 준비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