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시계 브랜드 세이코(SEIKO)에서 신상 손목시계를 내놓았다.
보석 하나 박히지 않았다. 그런데 8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 발매하자마자 전량 완판됐다.
이는 우리나라 옻칠 장인 전용복 장인이 옻칠과 자개로 만든 시계였다.
옻은 영어로 ‘japan’이라고 부른다.
일본에는 옻칠 장인이 족히 50만명이나 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가 옻칠이다.
그런데 외국인이, 그것도 한국인이 일본의 세계적인 브랜드인 세이코와 협업해 이같은 성과를 낸 것.
그뿐만 아니다. 일본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일본 명소 ‘메구로가조엔’의 복원 공사를 맡았다.
1조원 규모의 수주였는데, 지원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전용복 장인이 발탁돼 진행했다.
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듀퐁과도 협업하고, 세계 최고의 스위스 시계·보석 박람회에도 초청받아 옻칠과 자개로 만든 시계를 전시했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온 장인이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명세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 명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옻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모색했지만 그간 한국에서는 모두 난색을 표했다. 옻칠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전용복 장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씁쓸하지만 외국에서 인기를 얻으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진을 양성하고 싶은데 찾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