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육식동물이자 ‘백수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는 1년에 필요한 먹이만 약 2400kg에 달한다.
그야말로 엄청난 양의 고기를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런데 ‘채식’만 하던 사자도 있었다. 녀석은 평생 고기를 거부했고, 피냄새가 나는 음식을 한 입도 먹지 못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암사자 ‘리틀타이크’다. 과거 ‘채식하는 사자 리틀 타이크’라는 책을 통해 채식하는 사자의 놀라운 이야기가 세간에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주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리틀타이크는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 버림받았다. 이후 웨스트보 부부가 녀석을 입양해 키웠다.
웨스트보 부부는 리틀타이크에게 고기를 먹였는데, 녀석은 고기를 한 입도 먹지 않았다. 심지어 우유에 피 한 방울만 섞여도 완강히 거부했다. 고기 냄새가 나는 음식은 모두 토해냈다.
리틀타이크는 스스로 채식주의의 삶을 택했다. 우유 2리터, 익힌 곡물, 달걀 2개. 녀석의 한 끼 식사였다.
그러면서 다른 동물들과 친구로 지냈다. 새끼 양과 함께 산책하길 좋아했다. 당나귀, 병아리를 자식처럼 돌봤다.
다른 사자라면 먹잇감으로 보일 이 동물들이, 리틀타이크에게는 친구였다.
특히나 리틀타이크가 좋아하는 단짝 친구가 있었다. 가장 친했던 친구는 고양이 ‘핑키’였다. 리틀타이크가 화상을 입어 크게 다치자, 핑키는 곁을 지키며 15분에 한 번씩 상처를 핥아줬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핑키를 훔쳐 갔다. 핑키가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자 리틀타이크는 밥도 먹지 않고, 몇 달간 슬피 울기만 했다.
동물학자들은 리틀타이크의 사례를 보며 “고등동물들은 주체적인 삶을 살며, 인간과 비슷하게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리틀타이크는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귀찮게 해도, 화상을 입어 아플 때도, 당나귀에게 차여도, 참새들에게 먹이를 빼앗겨도.
사실 리틀타이크에게는 큰 상처가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어미에게 버림받았던’ 경험이었다.
리틀타이크의 엄마는 동물원에 잡혀 온 뒤로 인간에 대해 극심한 적대감을 품었다. 철창 안에 갇혀 분노하고, 포효했다.
그렇게 7년간 낳은 새끼 네 마리를 모두 물어 죽였다.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들은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새끼를 물어 죽이는 행동을 보인다.
이후 다섯 번째 새끼가 바로 리틀타이크였는데, 녀석은 극적으로 구조돼 웨스트보 부부에게 입양된 것이다.
당시의 고통과 아픔 때문이었을까. 리틀타이크는 육식을 거부하고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았다. 슬픔을 사랑으로 표현하고, 아픔에 공감했다.
리틀타이크는 9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 녀석이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자 TV 쇼까지 출연하게 됐는데,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됐다.
리틀타이크는 자신을 어미처럼 돌봐준 웨스트보 부부의 품에 안겨 마지막 울음을 토해냈다. 그렇게 ‘채식하는 사자’ 리틀타이크가 떠났다.
녀석의 주인 조지 웨스트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완벽한 사랑은 두려움을 물리치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살육도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