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이 같은 반 친구를 데려왔다.
딸 친구에게 짜장면도 사주고, 다정한 말을 건네준 아빠였다. 그런데 갑자기 딸 친구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가. 도대체 10살배기 꼬마를 울린 아빠의 한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우리 딸이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는 제목으로 A씨가 작성한 게시물이 공개됐다.
그는 “초등학생 딸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며 집에 데려왔다. 처음에는 ‘오늘 집에 엄마도 없는데, 아빠 혼자 있는 거 알면서 친구를 왜 데려왔나…’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딸 친구를 반갑게 맞아준 A씨. “잘 왔다. 우리 딸이랑 같은 반이야?”
딸 친구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니, 어딘가 조금 달랐다. 다문화가정 아이였다. 혹시 몰라서 못 먹는 음식은 없는지, 싫어하는 음식이 있는지 물어봤다.
“다 잘 먹어요!”. 딸 친구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A씨는 짜장면을 주문해 함께 먹었다. 이후 딸과 친구는 몇 시간 동안 집에서 함께 놀다가, 헤어질 시간이 됐다. 딸 친구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안녕히 계세요”.
A씨는 “그래. 아저씨도 친구 만나서 기쁘네. 다음에 또 놀러 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딸 친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당황한 눈치였다.
그러더니 “저기… 우리 엄마는 캄보디아 사람인데요…”라고 작은 입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 A씨는 “와~ 그럼 앙코르와트 가봤어? 아저씨는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진짜 가보고 싶네”라고 대답했다.
눈치를 보던 딸 친구는 “그래도 놀러 와도 돼요?”라고 되물었다. A씨는 “당연하지. 너희 엄마한테 허락받으면 자고 가도 돼”라며 화답했다.
그때였다. 딸 친구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았으면, 얼마나 눈치를 보고 주눅이 들었으면 그랬을까. 날선 차가움을 녹이는 낯선 따뜻함에 10살 꼬마는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눈물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딸 친구의 어깨를 토닥여줬다고.
친구가 집으로 돌아가자, 딸은 A씨에게 “학교에서 (그 친구를) 괴롭히는 애들도 있다. 그것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A씨는 “우리 딸. 친구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가만히 있지 말고 꼭 친구를 도와줘야 해”라고 말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