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28년. 아내는 여전히 싼 것이 더 익숙하다고 한다.
지난 2017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던 어느 남편의 사연이 다시금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녁 설거지를 마친 아내가 집에서 본 적이 없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러면서 무척 흐뭇한 표정으로 남편에게 “이 옷 어때요? 괜찮아 보여요?”라고 물었다.
그런 아내에게 남편은 차마 ‘첫눈에 보기에도 싼 티가 난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언제나 빠듯한 살림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힘겹게 살아온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내는 못난 남편 덕분(?)에 어느새 알뜰함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짠했던 남편은 그동안 기념일 한 번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깜짝 선물을 안겨 주었다.
갑작스러운 금일봉 선물에 놀란 아내는 어리둥절 해하면서도 환하게 웃어 보이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작은 등기우편 봉투 하나를 건넸다.
등기우편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던 남편은 “이게 뭐예요?”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아내는 “당신이 OOO 공연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잖아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아내는 이번에도 자신을 위해 마음 편하게 돈을 쓰지 못하고 언젠가 남편이 OOO 콘서트 배너광고를 보며 한 말을 기억해 내어 공연 티켓을 구입한 것이다.
돈을 쓰라고 손에 쥐어주어도 자신을 위해 선뜻 쓰지 못하는 아내.
아내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진 남편은 먹먹한 마음을 달래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드러냈다.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서 고생 많이 한 거 다 알아요. 그러기에 한순간도 당신을 향한 미안한 마음이 가슴속에서 떠난 적이 없어요. 앞으로 좋은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정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