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당신.”
엄마의 사랑에는 과연 끝이 있는 걸까.
지난해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업로드됐던 어느 익명의 글이 다시금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나를 가장 사랑해준 여자의 생일이 곧 다가온다. 생일 축하해, 당신”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게시글은 수많은 독자들의 눈물샘을 촉촉하게 적셨다.
작성자 A씨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당신은 우리 집의 가장이었다. 전부 당신의 경제력에 의존했다”며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일어난 엄마의 희생을 떠올렸다.
“나중에야 알았다. 나이가 들어서 무심코 본 당신의 허벅지에 무수한 상처가 있었음을”이라고 회상한 A씨는 “너무 꼬집고 할퀴어서 회복되지 않는 상처들은 분명 당신이 졸음을 이겨낸 흔적들이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아버지의 학대와 관련된 기억을 담담하게 꺼냈다.
A씨는 “아빠는 실직을 했었다. 가족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30대 가장의 패배감이 술로 변질되었다”라며 “어느 날은 술에 취해 들어온 아빠가 당신에게 반찬 그릇을 던졌다”고 회상했다.
A씨는 “당신은 울었고, 울면서도 그 와중에 나와 누나를 껴안아 보호했다. 그때 내 어깨에 올려진 당신의 팔이 많이 떨렸다”며 “(하지만) 다음날에 그릇과 반찬 흔적들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여전히 당신은 내게 사랑스러운 입맞춤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단단한 성격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A씨.
고등학생 시절 학생회장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엄마가 전해준 신용카드를 써가며 ‘학생회장 노릇’을 부족하지 않게 해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문득 매해 겨울마다 똑같은 파카를 입는 당신을 보며 나중에야 알았다”라며 “친구들에게 사준 간식으로 얻은 내 인기가, 선생님들께 돌린 떡으로 얻은 내 위신이, 당신이 백화점에서 집었다가 포기한 옷의 값어치였다는 것을. 당신은 당신에게 쓸 돈을 포기하며 나를 사랑했다”라고 말했다.
담담하게 글을 적어 내려가던 A씨의 어조에는 어느새 진한 눈물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뺏겨가며, 참아가며, 포기하며 나를 사랑해준 당신”을 호명한 A씨는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겠다. 내가 뺏겨가며, 참아가며, 포기하며 당신을 사랑하겠다”라고 말하며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지금껏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엄마를 사랑하고 싶다는 A씨.
“생일 축하해요, 엄마”라는 말로 마무리된 A씨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슬프다’, ‘전철에서 읽다가 눈물이 났다’, ‘억장이 무너지는 글이다’ 등 먹먹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