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외면하는 반려견 보며 “다행이다” 말한 시한부 할아버지의 진심

By 김연진

평생 함께 해온 주인이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는 사실을 직감한 것일까.

오랜만에 만난 시한부 할아버지 앞에서 반려견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했다. 마치 작별을 외면하는 듯했다.

그런 반려견들을 보며 할아버지는 “마음 편히 보낼 수 있겠구나…”라고 안도했다.

최근 SBS ‘TV 동물농장’은 한 시한부 할아버지가 반려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할아버지에게는 한평생 함께 지내온 반려견 아롱이, 아순이가 있었다.

SBS ‘TV 동물농장’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갑작스럽게 쓰러지고 말았고, 집에 아롱이와 아순이를 남겨 두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다행히도 이웃 주민들이 아롱이와 아순이를 돌봐줬다. 하지만 주인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힘들었다.

이웃 주민은 “할아버지가 병세가 악화되는 와중에도, 반려견들을 하루라도 더 돌보기 위해 치료를 늦추고 그랬다”고 전했다.

몸이 아픈데도 자신이 떠나면 텅 빈 집에 남겨질 녀석들을 걱정한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암이랑 풍이 같이 왔다. 응급실에서도 2~3일 뒤에 깨어나서 경황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SBS ‘TV 동물농장’

제작진은 집에 남겨진 아롱이와 아순이의 근황을 영상을 통해 전해줬고, 할아버지는 안타까운 마음에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할아버지는 “같이 살고 싶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길어야 2~3년인데, 녀석들에게 두 번 상처 주긴 싫다”고 진심을 털어놨다.

제작진의 도움으로 할아버지는 아롱이, 아순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아롱이, 아순이를 만난 할아버지는 “미안하다. 보살펴주지 못해서… 아빠를 잘못 만나서…”라며 오열했다.

그렇게 재회한 할아버지와 아롱이, 아순이. 그런데 아롱이, 아순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할아버지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다. 녀석들은 고개를 돌린 채 할아버지를 쳐다보지 않았다.

SBS ‘TV 동물농장’

할아버지는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라며 “미안해. 아빠가 아파서 그랬어”라고 말했다.

자신을 외면하는 아롱이, 아순이를 보며 할아버지는 오히려 안도했다.

“내가 먼저 죽거나 그러면 두 번 상처 주잖아요”

“이젠 애끓지 않고 보내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우리 아롱이, 아순이. 잘 좀 부탁합니다”

“이제 잘 가.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