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묵묵히 주어진 몫의 삶을 사는 일.
가끔 이런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할 때가 있다.
말레이시아 매체 ‘굿타임즈’는 최근 베트남에 사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전했다. 주인공은 8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응우옌 티 로 할머니다.
바닷가에 사는 할머니의 하루는 유난히 바쁘다. 매일 새벽 바구니를 챙겨서 인근 바다로 나가 몇 시간씩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조개와 홍합을 캔다.
고령에 몸이 성한 곳이 없다 보니 할머니에게 이 작업은 보통의 사람보다 몇 배나 힘들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조개와 홍합을 골라서 시장에 나가 판다.
바다에 몸을 담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할머니의 피부는 발진과 가려움 때문에 말이 아니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병원에 가거나 약을 사서 발라보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일을 쉴 수가 없다. 할머니가 일흔 즈음 남편과 사별한 후 입양한 딸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딸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입양할 때 40대였던 딸이 어느덧 60대가 됐지만, 여전히 할머니의 손길이 필요하다. 할머니가 조개를 팔아 번 돈도 대부분은 딸을 치료하는 데 쓰고 있다고.
‘굿타임즈’는 다행히 할머니의 사정을 아는 이웃들이 종종 조개를 잡는 일에 손을 보태거나 할머니가 파는 조개와 홍합을 사며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