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고래로 소문난 신하를 걱정해 직접 아주 작은 크기의 술잔을 하사한 왕.
“앞으로 이 잔으로만 마셔~”
이에 신하는 그 술잔을 두드려 펴서 사발로 만들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조선 왕 선조와 당시 좌의정을 역임한 정철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 중기 정치가이자 문인인 정철은 이름난 술고래였다. “술에 취해 나랏일을 돌보지 않는다”는 기록도 남아 있을 정도다.
이에 선조는 정철의 술 사랑에 감탄(?)해 은으로 만든 술잔을 직접 하나 하사했다.
“그대가 술을 좋아하나 너무 과함이 걱정되니 앞으로 이 잔으로 하루에 딱 석 잔만 마시라”
즉 술 좀 적게 마시라는 의미로 하사한 은잔이었다. 실제로 이 잔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그런데 실제 은잔의 모습을 보면 조금 이상하다. 술잔이라고 하기에는 사발만큼 매우 크고, 왕이 내린 하사품이라기엔 망치질을 해 구겨진 자국이 남아 있다.
야사에 따르면, 정철은 한 방울이라도 더 마셔보겠다는 집념으로 선조가 하사한 술잔을 망치로 두드려 펴서 주발로 만들어 술을 마셨다고 전해진다.
“에이~ 뭐 그런 얘기가 있어~” 싶겠지만 실제 은잔을 보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해당 술잔은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실물로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