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두 명이 고기를 굽다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벌금 폭탄을 맡게 되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이 지난 연말 코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책임을 대학생 두 명에게 물으며 각각 1170만 유로(약 173억 5500만 원)란 엄청난 벌금을 부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불이 났을 때, 22세의 두 학생은 숲속에 있는 한 학생의 할아버지 집에서 바비큐를 굽고 있었다.
당국은 두 젊은이에게 부과한 벌금은 현지법에 근거하여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규정에 따르면 ㎡당 118~593유로로 벌금이 부과된다.
산림관계자는 두 사람으로 인해 훼손된 산림이 6840㎡로 계산해 800만~4000만 유로가 책정됐는데 그들이 학생인 점을 고려해 깎아준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 학생은 라 스탬파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면서 당국이 모든 책임을 자신들에게 씌우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은 실수로 불이 번졌을 때 바로 소방대에 자진 신고했고, 물을 뿌리며 불을 끄려고 노력했다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이번 화재의 “희생양”이 되었다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검찰은 발화지점으로 바비큐장을 지목하며, 건조한 날씨로 인해 불길이 급속히 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집주인인 할아버지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며칠 동안 계속 번진 불은 몬티 베를링게라 지역의 숲 1000ha를 태웠는데, 피해가 극심한 100ha 정도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의 변호사는 “아직 학생인 그들이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행정 처벌을 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며 되물었다.
그러나 검찰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벌금형은 “환경 보호에 있어 사람들에게 더 큰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현지 매체들은 두 학생이 산불로 피해를 입은 토지 소유주들로부터 별도의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