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의과대학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A씨가 한탄하며 자조 섞인 글을 올렸다.
A씨는 “처음 제보해 봐요. 어디라도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요, 들어주세요”라고 말문을 열였다.
당시 그는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바로 앞에서 계단을 앞서 올라가시던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는 너무 놀랐지만 아주머니의 몸을 돌려눕혔다. 아주머니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숨을 쉬지 않았으며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A씨는 너무 당황했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 스쳐 지나갔다.
“기도확보? 인튜베이션삽관? 그 순간에 수많은 엉뚱한 생각들이 지나갔어요. 어떻게든 CPR(심폐소생술)을 진행했어요, 배운대로 차근차근.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라고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흉부를) 부러지도록 눌렀어요. 아주머니 남편 분께서 119를 부르고 역내에 비치된 AED(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다주셨어요. 붙이고 충전하고, 배운대로 차근차근. 여전히 숨을 안쉬고 계세요”라고 말했다.
곧 119 구조대원이 도착했고 환자는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구급대원은 A씨의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하루가 지난 후 A씨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바로 그 환자의 남편이었다.
남편은 “학생 고마웠어요…”라고 말했고 A씨는 “아저씨 목소리를 듣자마자 안좋은 소식인걸 직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A씨는 자신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자책했으며 괴로움에 익명 게시판을 빌어 글을 남긴 것이다.
그는 “제가 그동안 의도에서 공부했던 책들은, 입학할 때 가졌던 결심은 뭘까요? 마냥 죽고싶어요 저같은 게 의사가 될 수 있는 거예요?”라고 호소했다.
당시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A학생에게 수많은 위로와 격려를 보냈으며 다음과 같은 댓글이 네티즌들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의대에 입학할 때부터 어떤 결심을 가지고, 눈앞에 벌어진 응급 상황에 죽기살기로 대처하고, 한 명의 환자를 살리지 못했다며 의사로서의 길과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그런 의사선생님께 저는 진료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