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묻힐 뻔한 보물이 있다. 오늘날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보물 중의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이것을 칭한다. 과장이나 호들갑이 아니라 진심이다.
과연 그 보물은 무엇일까.
1993년, 충남 부여군에서는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근 지역에 주차장이 없어 주차난이 생기자 논 몇 마지기를 주차장으로 만들기로 한 것.
주차장 공사 현장에 나갔던 발굴 관계자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
“잠깐!! 공사 진행하기 전에 한 번만 땅을 파봅시다”
원래 규정대로라면 그럴 필요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갑자기 우주의 기운이 몰렸는지 부여군청 측이 발굴 예산까지 따로 배정해주며 “파봅시다”라고 허가했다.
그리고 몹시 춥던 12월 중순의 어느 날… 이것이 발견됐다.
처음에 발견한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제대로 몰랐다.
그전까지 이런 물건은 한 번도 발견된 적 없었기 때문이다.
보름 남짓한 처리 작업 끝에 이것의 본모습이 드러나자 모두가 엄청나게 경악했다.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보물의 정체.
무려 1,300여 년을 진흙탕 속에 묻혀 있었는데도 녹이 슨 흔적조차 없던 보물의 정체.
1,300여 년 전 어느 날, 그 옛날 누군가가 전쟁과 같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목숨 걸고 이것을 지키다 끝내 물속에 던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보 제287호, 백제 금동대향로였다.
서양보다 1000년이나 앞선 기술력인 ‘수은아말감법(수은과 금을 이용한 도금법)’으로 제작된 금동대향로는 동시대 견줄만한 작품이 없어 발견 당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중국에서 일부 학자들이 “중국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물론 중국의 주장은 가뿐하게 무시당했고 말이다.
우연에 우연과 우연이 더해져 그 옛날 백제의 후손인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마침내 전해진 보물.
금동대향로는 이런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