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있던 70살 아내와 집에서 있던 75살 남편이 마지막 통화 직후 동시에 숨졌다

By 남창희

결혼 45년차 부부가 거의 동시에 세상을 떠나 한날한시에 함께 묻히는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Erie)에 살던 클레어 밴스(75)와 부인 잔느(70)가 같은 날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지난 1974년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알콩달콩 원앙 부부처럼 좋은 사이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작년부터 부인 잔느가 요양원에서 생활을 하게 됐고, 남편 클레어는 매일 요양원을 방문하며 아내와 시간을 보내왔다.

클레어 밴스와 잔느 밴스 부부 /AP=연합뉴스

그러던 중 남편이 지난주 독감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고령에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28일 딸은 어머니 잔느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 클레어의 귀에 수화기를 갖다 대며 두 사람이 마지막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요양원에 머물던 부인 잔느는 “날 두고 떠나지 마세요”라며 거듭 간청했지만 남편 클레어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듣기만 할 뿐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전화 통화를 마치고 몇 분 후 남편 클레어는 숨을 거뒀고, 가족들은 이 소식을 전하러 부인 잔느가 있는 요양원으로 향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셔터스톡

가족들은 곧 요양원에 도착했지만, 잔느에게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는 못했다. 잔느가 이미 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클레어가 숨지고 나서 불과 30여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두 사람의 딸은 “두 분이 서로를 잃고는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영혼이 요양원의 어머니에게로 가서 두 분이 함께 떠난 것 같다”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