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학생이 ‘홍대 미대’ 합격한 뒤 담임 선생님에게 받은 카톡 메시지

By 윤승화

엄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 동안 왕따였던 외톨이 학생이 참스승을 만나 성공을 거뒀다.

지난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수능 갤러리’에는 “중고등학교 동안 왕따였는데 대학 붙었다”는 제목으로 사연이 하나 올라왔다.

익명의 누리꾼 A군은 “중학교 때는 엄마가 안 계신다는 이유로 왕따당했고,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 친구들이 올라오면서 또 자연스럽게 왕따가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친구가 없고, 엄마가 없고, 형제도 없어 쉬는 시간마다 혼자서 할 일 없이 공책에 낙서를 끄적대던 A군은 점차 그림 그리기에 취미를 붙였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픽사베이

그러던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미술 시간이었다. 우연히 A군의 그림을 본 미술 선생님은 “그림에 재능이 있다”며 A군을 칭찬했다.

A군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받은 칭찬이었다”고 고백했다.

아주 다행인 우연이 이어졌다.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때 A군을 칭찬해주셨던 바로 그 미술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된 것이다.

담임 선생님이 된 미술 선생님은 A군에 미술을 공부해보라고 권유했고, A군은 그렇게 그림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좋아하는 그림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성적도 올랐고,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A군은 “물론 몇 명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긴 했지만 수시도 쓰고 계속 그림을 그렸다”고 전했다.

그러던 지난주, 미술 쪽에서 명망이 높은 홍익대학교 미대의 수시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A군은 미술 우수자로 합격했다.

이후 A군의 담임 선생님은 아주 길고 긴 메시지를 보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OO야,

인생을 살면서 10명의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중 3명은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고, 다른 3명은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없이 좋아한다더라.

그리고 나머지 4명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나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대.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듣고 문득 OO가 생각났어.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등학교 동안 OO한테 상처를 줬던 사람들은 OO가 인생에서 만나야만 하는 아무 이유 없이 OO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었던 거야.

그럼 이제 앞으로의 인생에서 OO는 OO를 좋아하거나 좋아하게 될 사람들만 만날 일만 남은 거지.

OO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많은 사람들이 OO의 그림을 좋아해 줄 거고, OO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될 거야.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픽사베이

고1때 처음 미술 시간에 네가 그렸던 풍경화 속의 무지개를 보고 선생님이 했던 칭찬 기억나니?

‘색채가 너무 아름다운 게 마치 OO 마음을 닮았다’고 했잖아.

이제 OO의 인생은 그 그림 속의 무지개처럼 밝게 빛날 거야.

언젠가 OO가 담아두었던 마음의 상처들을 그 무지개색으로 아름답게 채색해서 세상에 작품으로 내어놓을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선생님은 기다릴게.

원하는 대학, 학과에 붙은 거 다시 한번 축하해~~!”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파수꾼’

메시지를 받은 A군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선생님은 사실 A군을 위해 일부러 담임의 자리를 맡아 2년 동안 A군을 보살폈던 것.

상처가 많던 작고 여린 학생에게 진짜 어른의 보살핌이 다가와 희망이라는 꽃을 피워냈다.

사실 앞으로 A군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이 다가올 것이다. 인생이라는 게 그렇다.

그러나 “이제 네 인생은 그림 속 무지개처럼 밝게 빛날 거야”라고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A군은 밝게 빛나는 무지개 같은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