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손주 사랑’…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보고 오열한 손자

By 김수진 기자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살아본 사람은 안다.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를.

중국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손자의 삶을 바꾼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중국에 사는 익명의 이 남성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남성의 아버지가 13세 되던 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가장이 되어 아들과 딸을 키우며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렇게 장성한 아들이 결혼해 아들을 낳자, 할머니의 손주에 대한 사랑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글쓴이와 누나를 끔찍이 아꼈다.

Unsplash | Rod Long

목소리가 쩌렁쩌렁하셨던 할머니는 동네에서 여장부로 통했지만, 손주들에게만은 한없이 자상하셨다. 할머니 사랑과 따뜻한 보살핌 속에 글쓴이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글쓴이는 마냥 할머니 품속에 살 수는 없었다. 그는 도시에서 돈을 벌며 7년 동안 고향 한번 가지 못한 채 바쁘게 살았다.

고된 생활 속에서도 글쓴이는 할머니의 미소를 생각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견뎠다.

정신없이 살아가던 어느 날 고향 집에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가 위독하다며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전화였다.

글쓴이의 눈앞은 캄캄해졌다. 그제야 할머니를 7년 동안 만나지 못한 사실을 후회하며 그는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

Unsplash | Jeremy Wong

돌아가는 차 속에서 그는 할머니의 마지막을 지킬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늦어 버렸다. 병원에 도착한 그에게 “10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영안실로 오라”는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그저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조금만 일찍 도착했더라면’하는 안타까움과 자책감에 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게 장례를 치른 후, 그는 할머니의 방을 둘러봤다. 할머니 손때가 묻은 그곳엔 누나와 글쓴이가 함께 찍힌 사진이 보물처럼 보관돼 있었다.

가족들은 “할머니께서 꼭 필요할 때 열어보라고 하셨다”라면서 할머니가 남긴 선물을 그에게 건넸다.

순간 할머니가 어릴 적부터 주신 선물들이 떠올랐다. 장난감 자동차부터 스마트폰. 최근엔 차를 사느라 얻은 빚까지 갚아 주셨다.

반년 후, 글쓴이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 집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저축한 돈이 바닥나고 빚으로 생활하며 절망에 빠졌을 때, 그의 꿈속에 할머니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계셨다.

꿈에서 깬 그는 문득 할머니가 남긴 마지막 선물꾸러미가 생각났다. 선물을 풀어본 그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손주 사랑이 가득한 보따리엔 자신이 학창 시절 사달라고 졸랐던 폴더폰과 현금 한 다발 그리고 금 장신구 2개가 들어있었다.

Unsplash | Bench Accounting

눈물을 훔치며 핸드폰을 뜯어보던 그는 할머니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엔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네 18번째 생일에 주려고 샀는데 그만 깜박했다. 미안하다”라고도 쓰여 있었다.

그 후 글쓴이는 할머니가 남겨 주신 돈으로 빚을 갚고 밀린 집세도 모두 내며 삶의 절망에서 빠져나왔다. 또 할머니의 격려 편지를 생각하며 그는 새 직장을 잡고 성실히 일했다.

인생의 바닥에서 벗어난 그의 꿈속에 다시 한번 할머니가 나타나셨다. 할머니는 자상한 미소를 지은 채 “네가 안정된 것을 보고 이제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다. 언제나 널 지켜보고 있겠다”라는 말을 남기셨다.

글쓴이의 사연은 이렇게 끝났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눈물 흘리며 봤다. 정말 감동” “우리 할머니가 정말 그립다” “정말 좋은 할머니다. 손자가 복이 많다” 등의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