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뒷바라지로 도시에서 취직한 여동생, 매달 월급날 꼬박꼬박 보내던 ‘용돈’ 끊긴 사연

By 박민주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남매의 남다른 깊은 우애가 심금을 울리고 있다.

중국 루어시(洛溪)현의 작은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해 오빠 장타오(張濤)는 16살, 여동생 장메이(張梅)는 10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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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던 이들 남매는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홀로 힘겹게 남매를 키우던 어머니마저 고생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집을 나갔다.

그렇게 남겨진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당장 내일 먹을 것도 없는 형편이 되자, 오빠는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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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장타오는 할 줄 아는 게 없었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동네 아저씨의 말에 공사장으로 향했다.

장타오는 공사장에서의 노동이 어른들도 힘들어할 만큼 고됐지만,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여동생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오빠가 자신을 위해 학교도 그만두고 일을 하는 것을 아는 여동생도 일찍이 철이 들었다.

그녀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한편 늦게 오는 오빠를 위해 식사 준비도 하는 등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오빠는 그런 여동생에게서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어느덧 24살이 된 장타오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동갑인 여성을 만났지만, 대학에 갓 입학한 여동생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그는 결국 그녀를 떠나보냈다.

그 후로 장타오는 한 번도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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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알게 된 여동생은 오빠가 매달 생활비로 보내준 1천 위안(한화 약 16만 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자신이 직접 번 돈으로 생활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에 들어간 여동생은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오빠에게 안부 전화만 했을 뿐 고향에도 가지 않고 오로지 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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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이 지난 후 여동생은 모처럼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 집을 찾았다.

여동생은 오빠에게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으니 오빠는 걱정하지 말고 매달 얼마간의 돈을 보내줄 테니 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해”라고 말했다.

장타오는 마음속으로 잘 자라준 여동생이 고맙고 대견스러웠다.

그 날 저녁 남매는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튿날 아침 여동생은 일찍 출근해야 한다며 바삐 집을 떠났다.

그 후로 여느 때와 같이 월급날에 맞춰 통장으로 돈은 들어왔지만, 여동생에게서 매달 오던 안부 전화는 끊겼다.

장타오는 도시에 사는 여동생이 직장생활과 연애로 바빠 연락할 시간이 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여동생이 잘 지낼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장타오는 불현듯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매달 돈이 들어오는 날에 맞춰 여동생을 만나러 도시로 떠났다.

하루를 꼬박 새워 도시에 도착한 장타오는 여동생의 집 주소도 모른 채 애타는 심정으로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며 일주일을 헤맸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타오는 한 남성을 만났다. 이 남성은 장타오에게 자신을 여동생의 전 남자친구라고 소개한 뒤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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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장타오는 여동생이 1년 전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대학 시절부터 병을 앓았던 여동생은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지만, 돈을 아끼려 치료를 미루다 졸업 후에 큰 병을 얻게 되었다.

병원으로부터 치료가 어렵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여동생은 그 후 1년간 고향에도 한 번 들르지 않고 일만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 날 여동생이 고향 집을 찾은 것은 오빠를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서였다.

여동생은 자신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오빠가 자기의 죽음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걱정하여 알리지 않았다.

또 그녀는 1년 동안 20만 위안(한화 약 3000만 원)을 모아두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매달 오빠에게 돈을 보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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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마친 남자친구는 여동생이 남긴 편지 한 통을 건넸다. 편지에는 오빠를 향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담긴 여동생의 마지막 인사가 적혀 있었다.

“오빠, 잘 살아야 돼. 오빠와 같이 잘 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됐어. 이번 생에 오빠의 은혜는 어떻게 해도 갚지 못할 것 같아.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누나로 태어나서 오빠를 보살펴 줄게.”

눈시울을 붉히게 한 이 사연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홀로 남은 오빠가 꿋꿋이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사연은 중국 온라인 미디어 ‘진르토우티아오(今日头条)’ 등에 소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