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 다 타버린 도시락이 부끄러웠던 딸은, 졸업 전날 아빠가 마지막으로 싸 준 도시락을 받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최근 일본 일반인 여성 미도리 씨는 SNS에 ‘고교 시절 아빠가 싸준 마지막 도시락’이라며 사진과 함께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미도리 씨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 아버지는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 매일 딸의 점심 도시락을 챙기기 시작했다.
감수성이 민감한 사춘기였다. 곳곳이 까맣게 탄 반찬들. 어설픈 요리 솜씨로 싸주는 아버지표 도시락이 어린 마음에 부끄러웠다고 미도리 씨는 전했다.
다른 친구들이 알록달록 색색깔에 반찬 가짓수도 많은 도시락을 꺼낼 때, 미도리 씨는 도시락 뚜껑으로 자기 도시락 통을 가리고 먹었다.
투정을 부리고도 싶었지만, 자정 가까이 퇴근해서 새벽이면 일어나 도시락을 싸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던 날, 아버지도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던 도시락 싸기를 졸업했다.
학교 점심시간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건넨 도시락을 열어본 딸은 놀라고 말았다. 같은 반 친구들은 몰려와 탄성을 질렀다.
아버지의 평소 실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갖가지 반찬들이 맛깔나게 담긴 도시락이 눈앞에 펼쳐졌다.
今日は高校生活最後のお弁当 🍱
派手に泣かされました。
ほんとに感動しちゃった。
素敵なパパだなって改めて思った
パパがわたしのパパでよかった ☺️
大好きです、3年間おつかれさま!
パパのお弁当はせかいいち。 pic.twitter.com/ln0WUlWLnh— み ど り (@pikatiro3) 2016년 12월 8일
그 도시락 위에는 사진 한 장과 작은 편지가 올려져 있었다. 사진에는 딸에게 처음 싸줬던 도시락이 담겨 있었고,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딸. 3년간 아빠가 싸준 부족한 도시락, 먹어줘서 고맙다.
친구들 앞에서 못생긴 도시락을 열기도 창피했을 텐데 볼품없다고, 맛없다고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네.
가끔 아빠가 만든 도시락을 먹곤 배탈이 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반찬을 얻어먹기도 했을 텐데. 그래서 마지막 도시락은 아빠가 힘내서 만들어 봤어.
아빠가 정말 미안해”
마지막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 전날 밤을 꼬박 새웠다는 아버지. 그러고도 되레 미안하다고 사과를 건넨 아버지.
매일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도시락에 얼마나 큰 정성과 사랑이 가득했는지 미도리 씨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도시락을 부끄럽게 생각했던 자신이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아빠의 도시락은 세상 그 누구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