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0월 어느 날, 미국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대학(UCC)에서 총격 소리가 들렸다. 이 학교에 재학중이던 크리스 민츠(당시 30세)가 떠올린 첫 생각은 ‘다른 사람들을 보호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여섯 살 난 자신의 아들 타이릭을 떠올렸다. 그날은 아들의 생일이었다. 그는 아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내달렸다.
육군 복무 경력이 있는 민츠는 먼저 도서관으로 뛰어가서 경보를 울렸으며 학생들을 붙잡고 빨리 피신하라고 알린 후 총격이 발생한 건물로 다시 달려갔다.
그곳에는 총격범 크리스 하퍼 머서(26)가 한 강의실에서 10여 명을 쏘고 나서 그 옆 강의실로 들어가려던 중이었다. 이를 본 민츠는 강의실 문을 닫고 머서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나 머서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민츠를 세 차례 총으로 쐈다.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진 민츠는 머서의 발을 붙잡고 “오늘은 내 아들 생일이야”라고 말했으나 머서는 무자비하게 그를 네 차례 더 쐈다.
곧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18명의 사상자를 낸 머서를 사살했고 죽어가던 민츠를 발견했다. 한 경찰관은 민츠 뒤에서 무릎을 꿇고 “모든 것이 잘될 겁니다”라고 기원했다.
민츠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고 장장 6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았다. 등, 복부, 손, 다리 등에 박힌 총알 일곱 발을 제거하고 부러진 두 다리를 접합하는 대수술이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사람들이 죽었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등 다른 이들의 안위만 생각했다고 그와 통화를 가족과 친척들은 전했다.
사건 다음날 아침 방송과의 통화에서도 민츠는 “다른 사람이 모두 괜찮았으면 좋겠네요. 걱정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민츠는 윗등, 복부 등에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치명적 부위에는 총을 맞지 않았다. 다만 오랜 기간에 걸쳐 치료와 재활훈련을 받아야만 다시 걸을 수 있었다.
당시 이야기가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그를 위한 모금운동이 일었고 하루 만에 2만명이 참여해 68만달러(약 8억원)가 모였다.
민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인 2004년 육군에 입대해 2007년 3월 전역했고 이라크 모술 등에 배치돼 보병으로 활동했다. 군에서도 복무에 충실히 임한 공을 인정받아 세 차례나 메달을 받았다.
민츠는 현재 회복되어 피트니스 강사로 활동 중이며 지난 4월 둘째 아들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