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마냥 드라마 같나요? 저런 경우가 어딨냐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대부분의 경우가 현실이 더 지독한 가혹행위였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 DP, 탈영병들을 체포하는 군사경찰부대가 조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제 DP 출신인 누리꾼이 올린 글 하나가 주목받았다.
익명의 글쓴이 A씨가 올린 글의 제목은 ‘DP 출신이 경험했던 탈영병들이 탈영하는 이유’.
A씨는 “DP 출신으로서 내가 잡은 탈영병들이 왜 탈영을 했었는지 말해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10~13 사이 군번이었다는 A씨는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탈영이 그렇게 많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라고 밝혔다.
A씨 또한 자신이 군인이 되기 전에는 군인이 탈영하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뉴스에나 나오는 큰일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DP로 활동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탈영병이 정말 많다는 것.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는 “올해에 딱 10명만 잡아보자”라는 대사가 나온다.
A씨는 “우리 부대는 한 달에만 8명 이상을 잡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러면서 “내가 잡았던 탈영병들은 대부분이 가혹행위 때문에 탈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선임이 욕을 하고 구타를 하는 것은 기본, 정말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코를 곤다는 이유로 방독면을 씌우고 재우는 일도 있었다.
A씨는 “가혹행위 내용을 살펴보면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미친 XX이 많다”고 혀를 찼다.
그렇다면 탈영병들은 이후 어떻게 될까.
대부분이 다시 군 복무를 하는데, 군 생활이 힘들어서 군 복무가 아닌 육군교도소를 선택하는 탈영병도 있다. 육군교도소로 가면 일반 범죄자로 간주돼 소위 빨간 줄이 그어진다.
A씨가 한 번은 탈영병을 잡아서 육군교도소로 가는 길이었다. 이 탈영병은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 A씨의 어깨에 기대서 곤히 잤다.
A씨는 “그냥 나쁜 선임 만나서 그걸 못 버텼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인생에 빨간 줄까지 생기면서 군 생활을 포기하고 육군교도소에 간다는 게 좀 안쓰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잡아온 탈영병들은 조사한 기억은 있는데 그 가혹 행위한 병사들은 조사를 받았었는지 내 기억 속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