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이 스티로폼을 먹어 치우는 애벌레를 발견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phys.org’는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스티로폼을 먹는 걸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들은 이 연구로 스티로폼 처리에 획기적 방안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스티로폼을 먹어 치우는 애벌레는 밀웜이다. 밀웜은 딱정벌레목 거저리과에 속하는 갈색거저리 애벌레다. 몸은 어두운 갈색이며 성충이 되면 길이가 약 15mm 정도로 자란다.
밀웜은 주로 도마뱀이나 고슴도치 같은 애완동물의 먹이로 이용되는 애벌레다.
이 흔한 애벌레가 스티로폼을 먹어 치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계는 이 애벌레가 가진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밀웜의 스티로폼 분해 능력의 비밀은 장내에 있는 박테리아였다. 미국과 중국 공동 연구진이 밀웜에게 스티로폼 분해 실험을 하기 시작한 것은 밀웜의 장내 박테리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나서부터다.
스탠퍼드 대학 크레이그 크리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지난 2009년에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밀웜의 장내 박테리아의 기능에 대해 주목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의 분해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밀웜에게 먹였다. 그러던 중 밀웜이 스티로폼을 분해해 유기 폐기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Styrofoam-eating mealworms might help reduce plastic waste, researchers say http://t.co/3nFiJ7ZVBX pic.twitter.com/CXTykU8YOV
— CNN (@CNN) September 30, 2015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간 연구진은 밀웜 100마리에게 한 달 동안 매일 34~39㎎의 스티로폼을 먹였다. 그 결과 밀웜은 스티로폼 절반을 이산화탄소로 바꿔 배출했으며, 나머지는 대변으로 배설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배설한 대변에 혹시라도 유해 성분을 우려한 연구진은 정밀 분석을 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밀웜의 배설물이 작물 재배용 흙으로도 쓸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크리들 박사는 “지금까지 생분해 할 수 없다고 생각해온 스티로폼을 밀웜이 완전히 분해한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며 “특히 분해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스티로폼 대부분이 24시간도 안 돼서 이산화탄소와 배설물로 분해되었다”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밀웜의 안전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통해 장기간 스티로폼을 섭취한 밀웜이 일반 먹이를 먹은 통제 집단의 밀웜들과 비교했을 때 똑같은 건강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크리들 박사는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정말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며 “이번 발견은 자연이 만든 생물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충격적 사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