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도, 세상의 끝에 사는 가족은 난생처음 만난 한국인들을 일단 집으로 초대해 재워주었다.
최근 방송된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세상의 끝, 북극을 바라보는 땅의 끝인 러시아 야말에 사는 네네츠족 가족의 일상이 소개됐다.
얼핏 보기에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네네츠족은 약 1,000년 전 시베리아에서 이주해 현재까지 이곳에서 순록을 키우며 살고 있다.
오늘날에도 네네츠족 대부분이 전통적으로 순록 유목을 하며 생활한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순록이 먹을 이끼를 따라 유목 생활을 한다.
평균 영하 30도인 광활한 북극 설원에 사는 네네츠족 가정집은 전통가옥인 순록가죽으로 만든 원뿔 모양 천막이다.
온 가족은 물론, 반려견들까지 천막 안에서 함께 산다.
이런 집을 방문한 사람 누구라도 잠자리를 내주는 게 이들의 전통이다. 언제라도 조난의 위험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이방인을 환대하는 게 법칙이다.
아무리 외지인이고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일단 집에 들어오면 무조건 편안하게 눕혀야 한다.
혹시 모를 방문을 위해 문도 닫아놓지 않는다. 원하면 언제든 들어오라는 뜻이다.
집을 만들 때처럼 옷도 대개 순록 가죽으로 만들어 입는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자와 장갑이 필수로 붙어 있는 옷이다. 순록 가죽으로 만들기는 신발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삶은 영하 50도를 견디고 사는 순록과 함께다. 순록 치기 개들이 짖으면, 울타리 없이 설원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던 수백 마리 순록 떼가 온다.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식생활이다.
날고기를 주로 먹던 이들의 삶에 난로가 들어오면서 이제는 음식을 따뜻하게 익혀 먹는다. 겨울에는 순록 고기로 따끈한 국물을 내고, 여름에는 채소와 함께 볶아 먹는다.
생선, 고기, 빵 따위 식재료는 집 밖에 보관한다. 바깥이 냉장고다.
난로를 때기 위해서는 툰드라 숲에서 나무를 하고, 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침마다 깨끗한 호수 얼음을 캐서 끓여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