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300%’를 기록한 역대 최고 의료사고

By 박민주

한 번의 수술로 무려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의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1840년대 영국의 외과 의사 로버트 리스턴(Robert Liston)이다.

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환자가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수술하는 것으로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였다.

Wellcome Collection

당시는 마취나 항생제가 없던 시기로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의 통보가 요즘의 암에 걸렸다는 말보다 더 무서운 시절이었다.

수술 때 마취를 할 수 없어 무척 고통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또 항생제가 없어 세균감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는 일이 흔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마취하지 않은 채 수술을 받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빠른 수술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다투며 서둘러 수술을 하다 보니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어느 날 리스턴이 환자의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위해 빠르게 칼을 쓰던 중 환자를 잡고 있던 조수의 손가락까지 실수로 잘랐다.

며칠 후 환자와 조수는 상처 부위의 세균감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또 견학 중에 수술을 지켜보던 어느 의사도 리스턴이 쓰던 칼에 찔려 그로 인한 쇼크로 죽었다.

Hulton Archive/Getty Images

이 때문에 리스턴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망률 300%를 기록한 의사로 남아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184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발명된 마취제를 처음으로 유럽에 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