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의 충격과 트라우마로 평생 생선조차 먹지 못한 한 할머니의 사연이 수많은 이들을 울리고 있다.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은 할머니는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제리뉴스’에는 4.3사건 유족이자 후유장애인 김연옥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제주에 사는 대학생 정향신씨는 자신의 할머니인 김 할머니의 사연을 직접 알리겠다며 나섰다.
그는 “저는 우리 할머니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다. 할머니 머리에 큰 상처가 있는데, 그게 4.3 사건 후유장애라는 것을 지난해에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할머니는 홀로 바다에 자주 나가셨다. 그래서 ‘할머니가 바다를 좋아하시는구나’라고만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동생 등 가족 모두가 바다에 던져져 없어져 버렸다고 한다. 당시 우리 할머니는 고작 8살이었다”고 전했다.
손녀 정씨는 “할머니는 생선을 안 드신다”라며 “가족들이 바다에 떠내려가서 물고기에 뜯어먹혔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도 할머니는 ‘파도가 치면 부모님, 형제가 두 팔 벌려 나에게 오는 거 같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정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 할머니는 당시의 충격과 아픔이 떠올랐는지 연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 끝부분에는 “4.3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살던 김연옥 할머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와 오빠, 어린 남동생은 영문도 모른 채 정방폭포로 끌려가 학살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