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한 남성이 낙태로 죽어 간 아이들을 위해 자비를 털어 무덤을 만들어 주고, 낙태를 결심하고 온 엄마들을 설득해 출산을 도와주며 형편이 어려운 엄마들의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키워오고 있어 화제다.
베트남인 통 푸아크 퍽(Tong Phuoc Phuc)은 어느 날 우연히 병원에서 버려진 낙태 아기들의 비참한 상황을 목격하고 그 불쌍한 생명들을 잘 묻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그의 선행은 그 후 십여 년이 넘게 이어졌고 지금까지 그는 1만 6000명이 넘는 낙태 아기들을 혼자서 묵묵히 묻어왔다.
2001년, 통은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진찰을 갔다가 몇몇 임신한 여성들이 낙태하려고 병원에 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임산부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혼전 임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 길을 택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는 이미 형체를 갖추고 세상을 떠난 작은 생명들을 안장해 주고 싶었다. 통은 병원의 동의를 구했고 병원 측은 그의 제안을 승낙했다. 통은 매일 퇴근 후 병원 의사로부터 오늘 세상을 떠난 태아들을 데려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하루에 30여 명 정도의 아기들을 혼자 묻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통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통은 많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게 됐다. 그리고 그의 ‘죽은 자들을 애도하고, 목숨을 소중히 여기기 위한 노력’의 계획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통은 다큐멘터리 ‘강인한 사랑(Tough Love)’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12년 동안, 3개의 묘지와 1만 6000개가 넘는 묘를 만들었습니다” 통이 만들어낸 이 놀라운 숫자 이면에는 통의 강하고도 따뜻한 부성애가 녹아있다.
아기들의 묘지를 보고 놀라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생계 문제에 직면해 있거나 미혼모라는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두려움을 안고 있는 산모들까지 통의 도움 하에 낙태를 포기하고 아이를 출산했다. 통은 생명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자발적으로 엄마들을 도왔다.
2004년 이래로 통은 140여 명의 산모들을 설득해 출산을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엄마가 다시 아이를 데리러 올 수 없는 20여 명의 아이들을 입양했다.
늉 응우엔(Nhung Nguyen)이 바로 통의 도움으로 낙태를 포기하고 아이를 출산한 사례다. 이 엄마는 귀여운 딸을 안고 “내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아이를 낙태했을 것이다”며 “통이 병원에서 나를 도와줄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아기를 지우지 말라고 권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통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 늉의 아이도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100명이 넘는 고아들을 돌보는 일은 고되고 힘든 일이지만, 통은 “아무리 힘들어도 기쁘다”고 말했다.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무한한 희망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