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죽음을 가까이하는 법의학자에게 ‘삶과 죽음’에 관해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절대로 뒤돌아보지 마세요”
지난 1일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법의학자 유성호 서울대학교 교수가 출연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성호 교수는 평소에는 잘 대화 나누지 않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성호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자신이 진행하는 ‘죽음의 과학적 이해’ 교양 강의를 하다가 생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강의에서 그런 얘기를 해요.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가시면 청력을 관장하는 관자엽 쪽에 있는 뇌는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
울기보다는 귀에다 대고 꼭 ‘사랑했다. 고마웠다. 그리고 저기서 기다리시면 난 최선을 다해서 살다가 가겠다’ 이런 말을 꼭 드려라. 울지만 말고”
강의 후 한 학생이 유성호 교수에게 이메일로 개인적인 강의평을 보내왔다.
“강의가 끝나고 아버지께서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중환자실에 갔을 때, 아버지 귀에 ‘내가 엄마랑 동생한테 잘할게. 아빠 대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게 진짜 아버지한테 들렸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PD는 “늘 죽음을 가까이하는 법의학자에게 삶이란?”이라는 질문을 건넸다.
유성호 교수는 답했다.
“삶의 의미는 신이 준 것도 아니고 엄마, 아빠가 준 것도 아니고 자신이 그려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절대로 뒤돌아보지 마시고요. 왜냐하면 뒤돌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요.
잠깐 반성할 것만 있으면 잠깐 반성하고 잊어버리세요.
이불킥도 하지 마시고요.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앞으로 쭉 나갈 나의 인생을 새롭게 그려나가는 게, 그게 바로 인생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자신 스스로의 인생 의미를 찾기.
내 그림을 그리고 내 소설을 쓰고 내 음악을 작곡하고 이런 게 바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