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속 태아’ 쌍둥이 동생 뱃속에 품은 태아 제왕절개로 태어나…

By 이 원경 객원기자

콜롬비아 한 병원에서 배 속에 아기를 품은 신생아가 태어나 주변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은 2월 22일 배 속에 쌍둥이 아기를 품은 신생아 이자마라가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이자마라는 바로 수술대로 옮겨져 배 속에서 키 4.5cm 체중 14g의 뇌와 심장이 없는 태아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태아 속 태아(fetus-in-fetu)’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쌍둥이 임신에서 한 태아가 다른 태아로 흡수되면서 발생한다. 이는 1808년에 처음 기록된 이후 200건도 채 안 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게다가 이번 사례는 더욱더 특이했다. 처음으로 태아 속 태아가 임신 중 진단됐기 때문이다.

‘태아 속 태아’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접합 쌍둥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임신 일주일 후에 배아가 분열하면 일란성 쌍둥이가 되지만 둘째 주에 분열하면 접합 쌍둥이가 된다. 만약 3주째 분열하면 쌍둥이 배아 중 하나만 제대로 발달해 엄마에게 연결된다. 다른 배아는 정상 발달을 한 쌍둥이 배아에서 영양분을 얻으며 자란다.

처음 의사들은 산모의 25주 차 검진에서 이자마라의 뱃속 태아를 종양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35주 차 정밀 검사에서 종양은 45mm 크기의 양수 주머니인 것으로 밝혀졌다.

37주 차 검사 결과 뱃속 태아도 같이 성장하고 있어 이자마라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산모 역시 자간전증(임신 20주 이후에 이어나는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에 의료진들은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의료진은 “산모와 가족들에게 이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켰다”면서 “100만 명 중 한 명꼴로 일어나는 일이 생겨서 우리 모두 믿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받은 이자마라는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이며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태아 속 태아’ 현상에 놀라워하며 세상을 일찍 떠난 태아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