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했다가 거북이의 등을 타고 살아난 우리나라 어민이 있다.
경남 거제에 사는 어민, 임강룡 씨의 실화다. 1991년 2월 26일에 발생한 ‘임강룡 조난 사고’다.
1991년 2월 26일, 당시 28살이던 임강룡 씨는 원양어선을 타고 있었다.
인도양 한복판을 나아가던 원양어선 선원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이날 날씨는 무척이나 궂었다. 풍랑이 거셌다.
그래도 일을 게을리할 수는 없는 법. 임강룡 씨는 여느 때처럼 상선 갑판에서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몸 위로 엄청난 너울 파도가 덮쳤다.
임강룡 씨는 그대로 집채만 한 파도에 휩쓸렸다. 인도양 망망대해 한가운데로 추락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원양어선도 사라졌고, 주위에 살아있는 사람이란 아무도 없었다. 죽음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 바다에 홀로 떠 있던 임강룡 씨에게 무언가가 다가왔다. 바다거북 한 마리였다.
기적처럼 다가온 거북이는 임강룡 씨를 자기 등에 태웠다.
그렇게 거북이는 7시간 동안 임강룡 씨를 태우고 바다를 헤엄쳤다.
시간이 흘러 거북이와 임강룡 씨의 앞에 보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임강룡 씨가 탔던 원양어선이었다.
임강룡 씨를 배까지 무사히 데려온 거북이는 선원들이 고맙다며 챙겨준 음식들을 챙겨 먹고 풍랑이 잠잠해진 후 바다로 돌아갔다.
거북이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온 임강룡 씨.
임강룡 씨는 지금도 거북이의 등에 타면서 보았던 굵은 목덜미 주름을 잊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