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에 합격하고도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에 입학을 망설이는 아들을 본 아버지는 ‘가짜 장학금’을 준비했다.
지난 20일 방송인 겸 작가 타일러 라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시카고 대학의 계략에 속아 넘어간 타일러?’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타일러는 “저는 수능을 본 적도 없고 한국 대학 입시도 무척이나 어렵고 부담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며 “제가 한 경험을 말씀드리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타일러는 미국인으로, 미국 버몬트 주에서 자랐다. 타일러가 수험생이었을 때 타일러는 버몬트 주립대학교와 시카고 대학교 두 곳에 합격했다.
타일러의 어머니는 아들이 버몬트 주립대에 가기를 원했다. 학교가 가까워 계속 가족끼리 함께 있을 수 있고, 주립대인 만큼 등록금도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반면 타일러의 아버지는 아들이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시카고대에 진학하기를 바랐다. 시카고 대학교는 세계 최고의 대학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문대 중의 명문대다.
그러나 시카고 대학교는 사립대로, 엄청난 학비가 필요했다. 부유한 형편이 아니었던 타일러는 이 때문에 시카고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깊게 갈등했다.
그런데 타일러는 결국 시카고 대학교를 다녔다. 여기에는 부모님의 노력이 굉장히 컸는데, 타일러는 시카고 대학교에 입학해서 다니면서도 이를 몰랐다가 뒤늦게 알았다. 사연은 이러했다.
아직 입학을 결정하기 전, 학비 때문에 고민하던 때였다. 시카고 대학교 측에서 편지가 왔다. 타일러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편지였다. 타일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시카고 대학교에 진학했다.
2006년에 입학하고 3학년이 되던 2008년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해다.
실업률이 굉장히 높아지고 미국 경제가 급격히 나빠졌지만, 타일러는 장학금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괜찮은 형편이었다. 타일러가 학교에 내야 하는 등록금은 기존 학비의 6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왠지 타일러의 아버지는 그 적은 등록금을 자꾸만 보내지 않았다. 등록금이 지연되면 수강신청을 할 수 없었다.
이 경우 따로 과목별 교수들을 찾아가 서류에 사인을 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화가 난 타일러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 이게 그렇게 크지도 않은 돈인데 왜 매번 이렇게 지연이 돼서 제가 교수님들 찾아뵈면서 ‘제발 수업 듣게 해 주세요’ 구걸하면서… 왜 이래야 하는 건데요?”
아버지는 “알겠어, 알겠어. 보낼게”하고 아들을 달랬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가 아닌 타일러의 큰아버지였다.
“이제 어른이 되자. 네가 받는 등록금, 네 아빠 돈 아니다. 그거 내 돈이다. 그리고 너 장학금 받은 적 없다. 그게 네 아빠가 쓴 편지다”
좋은 학교에 아들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에서 타일러의 아버지는 장학금 편지를 가짜로 써서 보냈다. 장학금은 당신의 퇴직금을 미리 당겨썼다.
그러다 금융위기가 터져 어려워졌고, 남은 등록금은 아버지의 부탁을 받은 큰아버지가 대신 내주고 있던 것.
타일러는 “너무 충격이 컸다”며 “제가 느끼는 감사함을 어떻게 형언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