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생김새로 보는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지만, 사실 알고 보면 누구보다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녹색 괴물 ‘슈렉’.
이런 슈렉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슈렉의 실제 모델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1903년에 태어난 모리스 티에(Maurice Tillet)라는 사람이 있었다.
실제 모리스의 사진을 보면, 슈렉과 너무나도 흡사한 얼굴이다.
사실 모리스는 어려서부터 4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총명했다. 심성도 착하고 순수해서 별명이 ‘천사’라고 불릴 정도였다.
어린 시절 모리스의 꿈은 변호사가 돼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러다 비정상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되는 질병인 말단비대증을 앓기 시작하면서 손발이 부풀고 머리, 턱, 눈두덩이가 커졌다. 성대까지 망가지면서 말투도 어눌해지고 말았다.
커다란 턱과 머리에 바위 같은 어깨. 125kg에 달하는 몸무게 등 눈에 띄는 생김새로 변해버린 모리스는 사람들에게 놀림 받았다.
갑작스러운 병 때문에 변호사라는 꿈을 포기해야 했지만, 공부는 포기하지 않아 엔지니어라는 새 직업을 찾았다. 프랑스 해군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평범한 삶을 꿈꾸었지만 모리스의 외모는 늘 화젯거리였다.
그러다 프로레슬링계에서 모리스에게 관심을 보였고, 주위 시선이 힘들었던 모리스는 미국에서 프로레슬링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사람들은 그런 모리스를 ‘링 위의 괴물’이라 부르며 조롱했지만, 착한 모리스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마침내 모리스는 각종 레슬링 대회를 휩쓸고 19개월간 연승을 거두었다. 1944년에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여러 번 우승한 후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안타깝게도 말단비대증을 앓게 되면 평균 수명이 10년 정도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모리스 또한 몸이 약해지며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다. 그러다 1954년, 51세의 나이에 심장병으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어렸을 때는 천사로 불리다가, 크면서는 괴물로 불렸지만 실은 여리디여린 사람이었던 모리스.
이런 모리스의 삶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슈렉의 실제 모델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렉 영화 시리즈 제작사인 드림웍스 측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진짜 슈렉의 모델이었는지 여부를 떠나, 세상의 편견에 맞서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낸 모리스는 어쩌면 영화 속 슈렉보다 더욱더 멋진 진짜 히어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