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학원 등록 한 달 만에 런웨이 입성해버린 65세 할아버지

By 정경환

‘잘 나가는 신인 모델’ 하면 10~20대 젊고 훤칠한 모델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작년 3월 데뷔한 65세 시니어 모델 김칠두 씨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김씨는 과일장사로 돈을 모아 순댓국집을 차려 운영했지만, 점점 손님이 끊기면서 결국 식당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Youtube ‘엠빅뉴스’

훤칠한 외모 때문에 경비업체나 식당 일은 하기 어려워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생활하던 김씨에게 어느 날 딸은 시니어 모델을 권했다.

김씨는 딸의 권유를 받아들여 매주 1회 워킹과 포토 수업을 듣기 위해 작년 2월부터 모델 아카데미를 찾아 모델의 꿈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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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일이 적성에 맞았던 김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학원에 들러 젊은 모델들의 수업을 엿보고 집에서도 거울을 놓고 연습했다.

사실 그는 20대에 패션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모델대회에서 입상까지 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처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돈이 안 되는 모델 일을 포기하고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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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년이 지난 지금 김씨에게서 비록 당시의 탱탱한 피부와 윤기나는 검은 머리는 볼 수 없지만,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는 깊은 주름과 회색빛 모발은 어떤 젊은 모델도 표현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낸다.

그러한 노력과 타고난 외모, 모델 일에 대한 열정 덕분이었을까. 김씨는 1달 만에 2018F/W 헤라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서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데뷔 무대를 마치고 한 인터뷰에서 “즐거움 자체로 런웨이를 한 것 같아요. 음악이 나오고 (무대에) 들어가는 순간 몸에 소름이 돗듯이 기운을 느꼈어요”라며 당시의 벅찬 심경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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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모델들과 함께 런웨이에 섰지만 그들 못지않게 돋보였던 김씨는 이후 패션 브랜드 ELLE, DAZED, GRAPHY 등으로부터 화보를 찍자며 연락을 받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할 때’라는 말처럼 뒤늦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인생 2막을 시작한 김씨의 용기는 젊은 세대에도 적잖은 용기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