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바닷가 한번만” 말기 환자 원하는 곳 데려다 주는 ‘앰뷸런스 소원’

By 김규리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의료 서비스가 호주에서 시행된다.

지난 25일 호주 퀸즐랜드주 보건부는 말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앰뷸런스 소원'(Ambulance Wish)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가보고 싶은 곳에 데려가 추억을 회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17년 호주 퀸즐랜드주 응급구호기관 ‘퀸즐랜드 앰뷸런스 서비스'(QAS) 소속 구급대원들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바다를 보고 싶어한 말기 환자의 소원을 들어준 일이 계기가 됐다.

당시 그레이엄 쿠퍼와 다니엘 켈란 대원은 한 여성 말기 환자를 고통완화 시설로 이송하던 중 환자로부터 “바다가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Facebook @Queensland Ambulance Service (QAS)

두 대원은 우회로로 구급차를 돌려 말기 환자를 허비 베이 바닷가에 데려다주었다. 그들은 구급차에서 이동 침대를 내려 그녀가 전망 좋은 곳에서 바다를 마주 볼 수 있게 했다.

그레이엄 대원은 그녀가 좋아하는 바다의 짠 냄새를 느낄 수 있도록 바닷물을 담아 주기도 했고, 환자는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고.

구급대원이 환자 옆에 서서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은 SNS에서 널리 퍼지며 화제가 됐다.

마지막 소원(Dying wishes)서비스 시행을 알린 퀸즐랜드 주 공고문 | 홈페이지 캡처

퀸즐랜드주 보건부 스티븐 마일즈 장관은 “구급대원들은 수년간 이런 일을 해왔지만 드러나지 않게 해야 했다. 바빠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서비스 시행 취지를 설명했다.

작은 친절을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정착시킨 ‘앰뷸런스 소원’ 시행으로 이제 중환자들도 숨을 거두기 전 바닷가, 미술관, 결혼한 장소, 손자나 반려견이 있는 곳 등으로 갈 수 있게 됐다.

마일즈 장관은 “‘앰뷸런스 소원’ 서비스는 걷지 못하거나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또 산소호흡기나 다른 의료 장비 지원이 필요한 환자를 이송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