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초등학생이 또래 친구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12살 이기백 군이 지난 5일 좌우 신장과 간을 또래 3명에게 기증하고 숨을 거뒀다.
이와 함께 미리 사뒀다 입지 못한 중학교 교복도 기부했다.
앞서 기백 군은 올해 2월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 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사다리 계단에 끼는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가족은 기백 군이 눈 뜨기를 희망하며 간호했으나 기백 군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고 이에 가족은 장기 기증을 선택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측은 “눈앞에서 점점 악화해 가는 아들을 보며 이대로 보내는 것보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하셨다”고 전했다.
기백 군의 부모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백 군의 어머니는 “키우는 동안 엄마를 웃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준 고마운 아들아, 끝까지 훌륭한 일을 해줘서 자랑스럽다. 언제나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거라”라고 말하며 이별했다고 한국장기기증원 측은 전했다.
막내로 태어나 착한 심성으로 애교도 많아 집에서건 학교에서건 사랑을 받았다는 기백 군.
그렇게 마지막까지 남들에게 선물을 안기고 자신은 가족과 이별,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편 기백 군의 사고를 수사한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호텔 측의 안전 관리부실이 기백 군 사망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해당 호텔 수영장에는 전담 안전요원 2명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호텔 측은 전담 안전요원을 1명만 뒀다.
경찰은 총지배인 등 관리자 5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기백 군의 가족은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아이가 아픔과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것은 슬픈 일”이라며 이런 아픔을 다른 가족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