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멈춘 버스 힘 합쳐 안전한 곳으로 밀어준 ‘부산 어벤져스들’, “인심 살아 있네!”

By 박 형준 인턴기자

도로 위에 멈춘 대형 버스를 안전한 장소로 밀어준 부산 시민들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덥히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경찰 공식 페이스북에 따듯한 소식이 업로드됐다. 도로 위에서 꿈쩍도 하지 못하는 버스를 시민들이 힘을 합쳐 안전한 장소로 밀어준 사연이다.

자세한 상황은 이렇다. 유난히 날씨가 화창했던 지난 주말 오후, 부산의 도로에는 나들이 차량이 가득했다. 하지만 곧 경적 소리가 시끄럽게 도로를 채우기 시작했다. 운행 중이던 대형버스 한 대가 도로 위에서 고장난 채 꼼짝도 하지 못했기 때문.

3차로 중 2개 차선을 막은 버스로 인해 도로 위 상황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신고를 받은 남구 대연지구대 강상훈 경위는 곧바로 출동해 도로의 차량을 통제하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복잡한 교통 상황을 혼자서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단 버스를 움직이는 게 급선무였지만, 힘이 모자랐다. 버스 기사와 경찰관은 끙끙대며 버스를 움직여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그렇게 30분이 흘렀을 무렵, 7인의 부산 시민들이 나타났다.

‘부산 어벤져스’라고 불러도 될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홀연히 나타난 그들은 힘을 합쳐 버스를 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버스가 조금씩 움직였고, 약 50m를 지나 안전한 장소에 도달할 때까지 시민들은 계속해서 힘을 보탰다.

차로를 점령하고 있던 버스가 마침내 이동하면서 도로 위는 다시 트였고, 정신없었던 교통 정체 또한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버스를 밀어준 시민들도 곧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부산경찰청은 이 사연을 소개하며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기꺼이 힘을 모아 경찰과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준 후 그저 손 한 번 툭툭 털고 제 갈 길을 간 ‘부산 어벤져스’들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 역시 부산 인심 살아 있다이가!’, ‘존경스러울 정도의 상남자 포스’, ‘별 게 영웅인가. 저런 평범한 시민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영웅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