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고급 부촌인 서래마을에서 경찰로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우리 집 냉장고 냉동실 칸에서 비닐봉지에 싸인 아기 시신 2구가 발견됐습니다”
신고자는 프랑스인 남성 장 루이 쿠르조.
신고 5일 만에 대한민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DNA 분석으로 쿠르조가 숨진 영아들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두 번째 DNA 조사를 통해서는 쿠르조의 부인 베로니크의 DNA와 영아들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도 얻었다.
그러나 이미 쿠르조는 프랑스로 출국한 뒤였다.
쿠르조 부부는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DNA 분석 결과는 절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언론과 여론은 쿠르조 부부의 편을 들며 한국을 폄하하고 한국의 수사 결과를 의심했다. 프랑스 정부조차도 교묘히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DNA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그게 정확하긴 하겠는가?”
프랑스 당국은 그러면서 “우리가 직접 DNA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결국 프랑스 영사가 사건 현장으로 파견돼 DNA를 직접 채취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몇 달 뒤, 프랑스 전문기관의 DNA 검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대한민국 국과수의 결과와 완벽히 일치했다. 전 세계가 한국의 과학수사에 놀랐고, 프랑스 검찰은 그제야 쿠르조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뒤늦게 프랑스에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우리가 너무 오만했다. 한국을 깔보다가 개망신을 당했다”
2006년 발생한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과학수사 기법이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유명해지고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