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널브러진 할머니의 야채를 몽땅 사온 고등학생

By 이 충민

부산 성심보건고 3학년으로 재학중이던 김경민 군은 과거 하굣길에서 안타까운 장면을 보게 됐다.

술에 취한 한 할아버지가 길거리에서 한 할머니에게 시비를 걸더니 할머니가 판매하는 야채를 길거리에 다 엎어버린 것.

할머니는 엉엉 울었고 이를 지켜보던 경민군도 화가 났지만 어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MBN 캡처

경민군은 대신 다른 방법으로 이 할머니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길에 널브러진 할머니의 야채들을 모두 사기로 한 것.

당시 야채 값은 총 2만원이었고 수중에 1만원밖에 없었던 경민군은 옆에 있던 친구에게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경민군에게 2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MBN 캡처

경민군이 이렇게 길거리에 앉아 물건을 판매하는 할머니에게 무언가를 산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민군은 당시 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에도 할머니들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시면 다 사서 집으로 가요”며 “병인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파는 물건을 보면 다 사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친하게 지냈다던 경민군의 이런 행동에 가족들도 흐뭇해하는 모습이었다.

경민군은 “사들인 야채들이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지만 사갖고 가면 할머니께서 맛있게 요리해 주세요”라며 “부모님도 할머니도 다 잘 사왔다고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야채를 몽땅 사가지고 들고 가는 김경민군(Facebook ‘성심보건고 익명고백’에 친구가 올린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