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4주년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와 함께 만세삼창한 중학생의 정체

By 이서현

도대체 누구지?”

지난 15,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광복 74주년 경축식이 열렸다.

행사 마지막 독립유공자와 함께 무대에서 만세삼창을 한 앳된 모습의 한 중학생이 눈에 띄었다.

방송 자막으로 나온 학생의 정체는독립운동자료 기증학생 조민기였다.

KTV

이야기는 올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 5일 청와대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청와대

이번 설에 가족회의를 하여 아버지가 수집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자료를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봉투 안에는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1, 족자 1, 엽서 2점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우리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커갈 수 있도록 해주신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대한민국에서 더 많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꼭 대한민국에서 후손들이 불편함 없고, 자부심을 갖도록 많은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문화재청의 감정 결과 보내온 자료는 모두 일제강점기와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편지의 주인공이 바로 조민기(14, 대전글꽃중학교) 군과 아버지 조규태(58, 건축업) 씨였다.

조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역사 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근현대 자료를 구입해 아들에게 관리를 맡겼고 한다.

일본 온라인 경매시장에서 점당 적게는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들여 역사자료를 구입했다고

독립기념관

자문 결과 6천 부를 발행한 초판이 확인돼 당장 구매했다는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740만 원이 들었다.

조군이 기증한  안중근 사건 공판 속기록에는 다음과 같이 공판장에서 오간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름은 무엇인가? 이렇게 묻고 안응칠이라고 대답했다.

나이는 몇 살인가? 서른한 살입니다.

직업은? 무직입니다.

주문, 피고 안중근을 사형에 처한다.”

청와대

지난 4월 조군과 아버지는 청와대에 초청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지난 2월 구입한 사진첩을 추가로 기증했다.

여기에는 포승줄에 묶인 안중근 의사와 안중근 의사의 총 그리고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사진 등이 포함됐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위한 10년 가까이 보관한 천 원권과 오천 원권 구권 지폐도 준비했다.

청와대

천원 지폐의 일련번호는 19190301.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난 날인 ‘1919 3 1을 의미한다.

오천원 지폐의 일련번호는 0001004로 김정숙 여사를 1004(천사)로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선물했다.

조군 가족이 기증한 물품 5점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내졌고, 그 인연으로 조군은 이번 광복 경축식 무대에 오르게 됐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기증된 자료는 수장고에 보관했다가 기획 전시 등이 마련될 경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