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처음 본 남자와 ‘베프’가 된 16개월 아기, “이런 세상을 딸에게 주고 싶다”

By 박 형준 인턴기자

“이것이 제가 딸에게 주고 싶은 세상입니다.”

낯선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 어린 아이와 함께 공항에 온 부모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다. 어리고 약한 아이에게 누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이자 연설가인 케빈 아르멘트라우트(Kevin Armentrout)도 마찬가지였다. 북적한 공항에서 아이와 함께 대기 시간을 보내던 케빈. 16개월밖에 안 된 아이는 철없이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이를 돌보는 입장의 케빈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케빈은 이내 벅찬 감정을 느꼈다. 옆자리에 앉은 낯선 성인 남자와 케빈이 한 순간에 ‘베스트 프렌드’가 되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아래는 케빈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이야기다.

케빈의 딸 카터 진은 여느 때처럼 호기심에 가득 차 모든 사람에게 “안녕”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에도 카터는 인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한 성인 남성이 카터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 남자는 카터에게 자기 옆자리에 앉고 싶으냐고 물었고, 곧이어 자신의 태블릿PC를 꺼내 아이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림 그리는 법, 만화 보는 법을 알려준 그는 남은 과자까지 꺼내 아이와 함께 먹었다.

신이 난 카터는 소리를 지르거나, 남자의 업무 달력을 꺼내려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하지만 남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듯 아이와 즐겁게 놀았다. 게다가 남자의 호의는 결코 짧은 시간 동안만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무려 45분 동안 아이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정한 우정을 베푼 것이다.

일화를 소개한 케빈은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다른 성별, 다른 인종, 다른 세대, 그리고 베스트 프렌드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됐다”며 “바로 이것이 내가 딸에게 주고 싶은 세상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신념에 의해 철저히 분열되는 세상 속에서, 딸의 삶이 이런 순간으로 가득 차길 바란다”고 말을 이은 케빈은 “진보주의, 보수주의, 민주당, 공화당, 사회주의, 자본주의가 아닌, 그냥 인간으로서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진심어린 감동이 묻어나는 어조였다.

케빈의 포스팅은 카터의 ‘베프’가 된 조셉 라이트(Joseph Wright)에게도 전해졌다. 그는 이러한 호의가 당연한 일이라는 듯, 케빈이 느낀 감정을 접하고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고 전해진다.

케빈의 게시글은 현재 54만 개가 넘는 ‘좋아요’와 21만 번이 넘는 공유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감동적인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람과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간만에 참 따뜻한 소식이다’, ‘아빠는 정말 감동했겠다’ 등 따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