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못 느끼는 초인적 할머니… ‘산고조차 없었다니’

By 박미경 기자

평생 고통을 못 느끼며 살아온 한 할머니가 출산의 고통조차 느끼지 못해 의학계를 놀라게 했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조 캐머런(71) 할머니는 화상을 입거나 출산할 때도 거의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고 살아왔다.

 

조 할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9살 때 팔이 부러졌어도 3일이나 지나서야 병원에 갔다. 그녀는 자신의 팔이 뒤틀린 것을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에게 이끌려 병원에 갔더니 놀랍게도 골절상이었다. 그런데도 전혀 아픔을 못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조 할머니의 특이 체질은 그녀가 65세 때 고관절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입원하면서 의학계에 알려졌다.

당시 엉덩이 쪽이 약간 불편했던 그녀는 실제로 심한 관절염으로 밝혀졌다. 당시 그녀를 진찰한 의료진은 그녀가 병원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사실 무척 심각한 상태여서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할 지경이었는데도 병원에 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사들에게는 불가사의하게 여겨졌다.

 

Why a rare gene mutation means this woman lives almost pain-free

"I’m always cutting myself, burning myself, falling over, hurting myself."For years Jo Cameron believed she was just "clumsy" and "had no idea that there was anything unusual" about how little pain she felt. It was only at the age of 66, when she had surgery on her hand, that doctors realised just how unusual she is.Read more: https://bit.ly/2Yx8WjW

Posted by ITV News on Thursday, March 28, 2019

 

의료진은 그런 할머니를 정밀 검사할 때 강도를 높이며 충격을 주었지만 그녀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아무리 강도를 높여 테스트해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그녀를 보고 의사들은 의학계에 중요한 발전을 가져다줄 사례라고 직감했다.

의학자들이 그녀의 DNA를 연구한 결과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 유전자로 인해 평생 어떠한 고통도 못 느꼈던 것이다. 그녀로선 놀라운 선물인 셈이었다.

런던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유전자 연구진은 그녀의 고통을 느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음을 밝혀냈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조의 사례는 새로운 진통제를 개발하는 데 혁신적인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조는 치과 치료를 받고도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었고, 심지어 매운 스카치 보닛 칠리를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거의 초인적인 수준이었다. 상처가 나도 흉터조차 남지 않았다. 이 점에서 유전학자들이 “파아 아웃(Faah-ou)”이라고 부르는 오프 스위치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환자들의 통증 수준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조는 이 소식에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돌연변이가 수백만 명의 고통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되기를 원했다. 또한 영국 인디펜던트지를 통해 “내 유전자가 고통 받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연구진들 역시 그녀만큼 낙관적이었다. 그녀를 처음 진단한 데브지트 스리바스타바 박사는 “이번 발견은 잠재적으로 수술 후 통증 완화를 제공하고 상처 치유도 가속할 수 있는 새로운 고통 킬러의 발견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술을 받는 3억 3천만 명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희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