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거리에서 떠돈 노숙자는 길 위에 놓여있던 피아노를 발견하고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 순간만큼은 더러운 노숙자가 아니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식당에 근무하는 한 바텐더는 식당 앞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나갔다가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바텐더는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 그 광경을 촬영해 SNS에 게시했는데, 해당 영상은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꿔놓았다.
노숙자, 도널드 굴드 씨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50대 남성 도널드 씨는 이곳 길거리에 살던 노숙자였다.
영상이 찍힌 이날 도널드 씨는 시내에 설치된 공공 피아노에 다가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는 즉흥 연주를 펼쳤다.
덥수룩한 수염에 헝클어진 긴 머리, 더럽고 허름한 옷차림. 모두가 그를 무시하고 지나치려 하다가 순간 걸음을 멈췄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다 함께 약속이라도 한 듯 멈춰 서서 도널드 씨의 피아노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그만큼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운 연주였기 때문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도널드 씨는 이날 영상에 찍히기 며칠 전부터 날마다 피아노를 연주했다.
도널드 씨는 “거리에서 발견한 공공 피아노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연주했다”고 밝혔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건물 처마 아래 피아노를 밀어 넣고 상하지 않게 지키기도 했다.
사실 도널드 씨는 음악가이자 퇴역 군인이었다. 해병대의 군악대 소속이었다.
퇴역 후 갑자기 비극이 닥쳤다.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어린 아들은 사회복지시설로 들어갔다.
혼자가 된 상심에 모든 걸 포기하고 그 뒤로 10년 넘게 노숙자로 살아온 도널드 씨.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잃지 않았다. 도널드 씨는 여전히 자신의 재능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 도널드 씨의 피아노 연주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를 타고 널리 퍼졌다. 그리고 기적이 찾아왔다.
도널드 씨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음반을 계약하고 앨범도 냈다.
유튜브 활동도 시작했으며, 현재는 도널드 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