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투병생활 중인 동생 위해 월급 다 써서 ‘호날두 경기’ 티켓 샀던 누나

By 김연진

“드디어 내일 동생이랑 호날두 경기를 보러 갑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동생에게 작은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던 누나는 우연히 호날두가 한국을 찾는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동생은 축구를 무척 사랑했고, 그중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가장 좋아했다.

이에 누나는 동생에게 호날두가 직접 뛰는 경기를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했고, 어려운 형편에도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어렵게 티켓을 구매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서 호날두가 90분 내내 벤치를 지키자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런 가운데 호날두를 애타게 기다렸던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친선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25일, 온라인에는 아픈 동생과 호날두를 보러 간다는 한 누나의 사연이 게재됐다.

누나는 “동생이 투병 생활 때문에 3년째 부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 동생에게 한 줄기 희망이라고 하면, 축구 게임을 하거나 경기를 보는 거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특히 동생이 호날두 선수를 엄청 좋아하는데, 동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호날두 경기 티켓을 어렵게 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고백했다. 제때 표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암표를 구했다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누나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표를 못 구했다. 포기하려고 했는데, 솔직히 동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호날두 선수도 언제 한국을 찾을지 몰라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웃돈을 주고 VIP 좌석 티켓을 구한 누나. 수십만원에 달하는 티켓을 구하느라 한 달 월급을 모두 썼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누나는 “동생에게 호날두를 보러 간다고 말하니까, 병원 침대에서 펄쩍 뛰면서 ‘누나 최고!’를 외치는데 얼마나 귀엽던지”라며 “의사 선생님께 허락도 받아서, 혹시 몰라 KTX 특실도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이 내일 경기 때문에 잠도 못 자겠다고 하더라. 그러다 지금 겨우 잠들었다. 내일 입고 갈 호날두 선수 유니폼을 손에 꼭 쥐고…”라고 적었다.

누나는 마지막으로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드디어 내일 호날두를 보러 갑니다. 비올 거 같다고 하던데 조심히 다녀오길 빌어주세요”

그렇게 누나 손을 꼭 잡고 호날두를 보러 서울까지 왔던 동생은, 얼마나 크게 실망하고 좌절했을까.

해당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정말 안타깝다”, “호날두에게 너무 실망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