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식당에서 혼밥을 하던 A씨는 아주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며 온라인에 고발 글을 썼다.
그러면서 “저 대신 찾아가서 혼내주세요. 반드시 제 복수를 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일까.
지난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혼밥하러 갔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하고 왔네요”라는 제목으로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그는 “집 근처에 평소 눈에 밟히던 식당이 있었는데, 오늘 집 가는 길에 출출해서 그 식당을 방문했다. 찌개류를 파는 한식당이었고, 조금 이른 저녁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식당에 들어가서 ‘비지찌개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니까, 식당 아주머니는 ‘혼자 왔어요?’라고 물어보더라. 그 순간 나에게 이목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A씨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식당 아주머니들 세 분이 서로 눈치를 보며 무언가를 속삭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문득 메뉴판을 살펴본 A씨는 ‘아차’ 싶었다. 비지찌개는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했다.
A씨는 속으로 ‘망신만 당하고 쫓겨나겠네…’라고 생각하며 식당을 나서려고 했다. 그때 한 아주머니가 “상 차려줄 테니까 일단 앉아요”라고 말했다.
얼떨결에 자리에 앉은 A씨. “그때부터 저를 골탕 먹이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고 고발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 음식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A씨가 주문한 적도 없는 제육볶음에 양배추 쌈이 차려졌다. 당황한 A씨는 뭔가 잘못된 건가 싶어 아주머니를 부르려고 했다. 그때 2차로 음식이 나왔다.
드디어 비지찌개와 밥을 가져다주셨다. 그저 8천원짜리 찌개 하나 먹으려던 A씨의 눈앞에 근사한 상이 차려졌다.
그는 “혼밥 하러 온 사람에게 11첩 수라상을 차려주다니, 마치 저에게 도발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기로 어떻게든 음식을 다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양이 너무 푸짐해서 실패했다”고 전했다.
다 먹고 계산을 하려던 A씨에게 식당 아주머니는 “식사는 맛있게 했어요?”라고 물었고, A씨는 이 말에 완전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끝으로 그는 “오늘 저는 비참하게 패배했으나, 다른 분들이 찾아가서 부디 이 식당을 혼내달라”며 식당 위치까지 공개했다.
사실, A씨는 이 식당의 넉넉한 인심과 친절함에 크게 감동했다.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어적으로 써 내려갔으나, 결론은 하나였다.
세상에 이렇게 인심 좋은 식당은 없다. 맛도 좋다. 더 많은 분들이 찾아가서 장사가 잘되셨으면 좋겠다.
이 말이 하고 싶었던 A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