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 광적으로 좋아하는 ‘덕질’과 직업의 일치를 뜻하는 말이다.
덕업일치에 가장 성공한 이를 꼽으라면 바로 김태호 PD다.
그는 최근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유일하게 받지 못한 ‘신인상’을 선물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김태호 PD는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악성 개인팬으로 정평이 났다.
유산슬이 서는 무대마다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도 여러 차례 공개됐다.
김태호 PD는 ‘유산슬 악개’라는 별명에 대해 “악성까지는 아니고 극성 정도”라고 해명했다.
그가 덕질하는 이는 트로트 신인 유산슬이자 국민 MC인 유재석이다.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 역시 유재석이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김태호 PD는 유재석을 능수능란한 국민 MC에서 트로트계 신인 유산슬로 완벽하게 데뷔시켰다.
따지고 보자면 소속사 사장님인 셈.
유산슬이 데뷔하는 모든 과정은 실제 아이돌이나 가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작곡가를 만나 곡을 받고 트레이닝을 거쳐 뮤직비디오 촬영도 마쳤다.
이름을 알려야 하는 신인이기에 길거리 공연은 물로 30만원을 받고 지방행사도 다녀왔다.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다보니 뜻하지 않게 ‘지상파 3사 대통합’도 이뤄냈다.
단, 김태호 PD는 모든 스케줄을 비밀에 부쳤다.
그때마다 유재석은 유산슬과 본캐 사이를 오가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전했고 김태호 PD 역시 “당황해하는 표정을 보면 귀엽다”라며 본심을 드러냈다.
그의 SNS는 덕질하는 대부분의 팬이 그렇듯 유산슬의 소식으로 가득 찼다.
공식 SNS에도 ‘합정역 5번 출구’ 응원법 영상과 크리스마스 축전, 시즌그리팅 판매 등을 업로드 하며 유산슬의 활동을 열성적으로 지원했다.
응원 구호인 “전분빛깔 유산슬”을 외치며 유재석은 몸서리를 쳤지만 김태호 PD는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소속사 사장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인임에도 데뷔 29년 차 정도의 능숙함을 보유한 유산슬의 무대매너가 더해지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산슬의 활약 덕분에 유재석은 ‘2019 MBC 연예대상’에서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됐다.
대상은 박나래에게 돌아갔지만, 유재석은 더 의미 있는 신인상을 받게 됐다.
지상파 3사에서 대상은 물론, 온갖 상을 다 휩쓴 유재석이 유일하게 받지 못한 것이 신인상이었다.
이쯤 되면 ‘뽕포유-유산슬-신인상’의 연결고리는 ‘찐덕후’ 김태호 PD가 그린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누리꾼들은 “덕질은 김태호 PD처럼”이라며 유재석을 향한 그의 팬심을 응원했다.